"비상계엄, 어떻게든 尹 뜻 돌리려고 했으나 힘 닿지 않아"
"기억 복기할 수록 절망감 사무쳐…죽는 날까지 지고 가야"
한덕수 전 국무총리.ⓒ연합뉴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6일 내란 혐의 재판 결심 공판에서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이 겪은 고통과 혼란에 대해 가슴 깊이 죄송하다"며 "비상계엄에 찬성하거나 도운 적은 결단코 없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위증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매순간 제가 맡은 소임에 전력을 맡는 것이 보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그 길 끝에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만나리라고는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그날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하겠다고 하는 순간 말할 수 없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든 뜻을 돌려보려고 했으나 도저히 힘이 닿지 않았다. 혼자서는 막을 도리가 없어 다른 국무위원들을 모셔서 다함께 결정을 돌리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혼란한 기억을 복기할수록 제가 부족한 사람이었다는 절망감에 사무칠 따름이다. 그 괴로움을 죽는 날까지 지고 가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저를 믿어준 국민에게, 저의 모든 순간 함께 해준 가족과 지인과 동료 공직자에게 가슴 아프고 부끄러워 차마 얼굴을 들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변호인들은 최후변론을 통해 특검의 공소장 변경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당초 형법상 내란죄에 구분된 3개 유형 중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형법상 공범 개념의 하나인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가 내란 중요임무 종사를 추가한 것에 대해, 내란 방조와 종사는 사실관계가 상이하다고 주장했다.
한 전 총리는 '국정 2인자'인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남용을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않고 방조한 혐의로 지난 8월29일 재판에 넘겨졌다.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후 선포문을 작성한 뒤 폐기한 혐의,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있다.
이날 특검은 "내란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사람임에도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의무를 저버리고 계엄 선포 전후 일련의 행위를 통해 내란 범행에 가담했다"며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을 종결하고 내년 1월21일 선고기일을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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