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인해 300명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화재를 키운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52분쯤 홍콩 북부 타이포 지역의 고층 아파트 '웡 푹 코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소방관을 포함해 최소 55명이 숨지고 279명이 실종됐다. 부상자 중 45명은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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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불길이 빠르게 번진 원인으로 '대나무 비계', '스티로폼 보드' 그리고 '아파트 구조 특징'이 지목되고 있다.
먼저 홍콩에서는 공사 현장에서 금속 비계 대신 가볍고 구하기 쉬운 대나무 비계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내구성이 낮고 화재에 취약하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올해만 이와 관련된 화재가 최소 3건이 발생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홍콩 정부는 올해 3월부터 대나무 비계를 단계적으로 퇴출하기로 했지만, 관련 업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공사 당시 설치됐던 플라스틱 안전망, 비닐 등 화재에 취약한 공사자재도 불씨를 키우는데 한몫했다.
또한 창문 손상을 막기 위해 붙였던 스티로폼 보드도 화재 확산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홍콩 소방 당국은 "건물 유리창 곳곳에 스티로폼이 붙어 있었고, 각 층 엘리베이터 홀의 창문도 스티로폼으로 막혀 있어 화재를 더 키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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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홍콩 특유의 주택 구조도 화를 키웠다. 화재가 난 단지는 건축면적 48∼54㎡(약 14.5∼16.3평)인 소형 세대로 구성돼 있고 동 간 간격이 좁다 보니 불이 쉽게 번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도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들의 대피가 어려웠을 것이며, 화재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화재는 27시간만에 진화됐다. 현재 홍콩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로 공사업체 이사 2명과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1명 등 3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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