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화재 고층아파트 7개동 모두 진화…사망자 85명으로 늘어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11.28 07:06  수정 2025.11.28 07:13

홍콩 북부 신계지구 타이푸의 웡 푹 코트 아파트 단지에서 불길이 모두 통제된 이후인 27일 오후 11시 15분쯤에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연합뉴스

26일 홍콩 북부 신계지구 타이푸의 고층 아파트단지 대형 화재가 발생 27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번 화재로 최소 83명이 목숨을 잃었고 76명이 다쳤으며 300명 가까이 실종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 등에 따르면 홍콩 소방당국은 28일 새벽 브리핑을 통해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과 병원에서 사망한 인원을 포함해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모두 85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오후까지 집계된 65명에서 하룻밤 사이 희생자가 20명이나 늘어났다.


이로써 이번 화재는 176명이 숨진 1948년 윙온 창고 화재 이후 77년 만에 가장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화재로 기록됐다. 앞으로도 사상자가 늘어날 수 있어 홍콩 역사상 최악의 화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명보는 전했다.


홍콩 행정수반 존 리 행정장관은 앞서 27일(현지시간) 오후 6시쯤 브리핑을 통해 “현재 홍콩 신계지구 타이푸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불이 난 7개 동 아파트의 불길이 전부 통제됐다”며 이날 구조대원들이 55명을 추가로 구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오전까지 화재가 완전히 진압되지 않은 고층부를 중심으로 추가 사상자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실종자는 279명으로, 소방 당국이 밤낮없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리 장관은 26일 오후 화재 발생 초기 단계에서 279명과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국은 이후 24시간 동안 실종자 수치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부상자는 76명이며 이 중 17명은 위중한 상태로 알려져 사망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불은 전날 2시52분쯤 발견됐다. 아파트 단지 저층에서 시작된 불은 아파트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 때문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옆 건물까지 불길이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파트 보수 공사에 사용된 스티로폼과 보호망, 방수포, 비닐 소재 등도 불길을 키운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가연성 자재가 화재를 급속도로 확산시킨 것으로 보고 건설회사 임원 2명과 컨설턴트 1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참사 원인 규명에 나선 홍콩 경찰은 시공사가 중대한 과실을 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화재가 발생한 건물의 개보수 공사를 맡았던 프레스티지 건설 이사 2명과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1명 등 총 3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이들이 공사 과정에서 안전 기준에 미달하는 자재를 사용해 화재를 키운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건물 외벽 창문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플라스틱 폼 패널이 불길을 키우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아이린 청 홍콩 경찰 선임 경감은 “해당 자재가 내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불길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확산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며 “시공사 책임자들이 중대한 과실을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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