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의혹 속 김병기 사퇴…의원직 사퇴 요구 분출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5.12.31 04:10  수정 2025.12.31 05:24

'1억원 수수 묵인' 의혹까지 터지자

원내대표직 내려놔…"당정에 걸림돌"

국민의힘 "의원 사퇴까지 고려해야"

문진석 직무대행…보궐선거 내달 11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각종 특혜 및 보좌진 갑질 의혹이 잇따르자 결국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야권에서는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하면 의원직 사퇴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는 대신 신상발언을 통해 "오늘 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며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의 한복판에 서있는 한 내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결정은 책임을 회피하거나 덜어내는 게 아니라 시시비비를 가린 후 더 큰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나의 의지"라며 향후 법적 공방에 나설 뜻을 시사했다.


김 원내대표를 둘러싼 의혹은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 △대한항공 특혜성 의전 요구 △쿠팡 대표와 오찬 △보라매병원 진료 특혜 요구 △배우자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용 △장남 국정원 채용 영향력 행사 △차남 숭실대 편입, 빗썸 채용 관여 △장남 국정원 업무 보좌진 동원 △배우자의 구의원·보좌진에 대한 업무 지시 △보좌진 텔레그램 대화내용 탈취 다수에 이른다.


전날 밤에는 김 원내대표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면서 강선우 민주당 의원이 김경 서울시의원에게 1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듣고도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김 원내대표는 이같은 의혹과 관련해 이미 고소·고발된 상태로 향후 법적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시민단체들은 각종 의혹을 이유로 김 원내대표를 고발했으며, 전직 보좌진들은 김 원내대표가 SNS에 게재한 텔레그램 대화방 캡처본이 불법적으로 취득된 것이라며 통신비밀보호법 등 위반 혐으로 고소했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도 김 원내대표가 공천 과정에서 김경 시의원을 배제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1억원 수수 의혹과 관련해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강선우 의원을 대상으로 당내 윤리감찰단에 진상규명을 지시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원내대표가 윤리감찰단 조사에서 빠진 이유에 대해 "(이미) 사퇴하셨으니 당장 그런 결정을 하기엔 이르다고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의 전격 사퇴에 국민의힘은 의원직 사퇴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을 내어 "원내대표직 사퇴 하나로 덮고 넘어갈 문제가 결코 아니다"라며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의원직에서 즉각 사퇴하고,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성실히 수사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원내대표의 사퇴는) 당연히 사필귀정"이라며 "여러 의혹들 감안하면 당연히 원내대표직을 그만 두고, 의원직 사퇴까지 생각해야 될 정도가 아닌가 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김 원내대표의 결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원내대표는 이유불문 사과하고 사퇴했다"며 "책임정치"라고 썼다. 이언주 의원도 "안타깝지만 이재명 정부와 당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내린 결단으로 이해하며 그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김 원내대표의 사퇴로 원내대표 보궐선거를 실시한다. 당은 이날 긴급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선거를 내년 1월 11월 치르기로 결정했다. 권리당원 투표는 9~11일, 국회의원 투표는 11일 당일 실시된다. 선거 결과는 재적의원 투표 80%, 권리당원 투표 20%를 반영해 결정된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는 김영진·박정·백혜련·한병도 의원 등 3선 중진 의원들이 거론된다.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김 전 원내대표와 맞붙었던 4선 서영교 의원의 재도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3선인 이언주·조승래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당내에서 언급됐지만, 조 의원은 현재 지방선거를 준비 중인 당 사무총장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 역시 최고위원직을 맡고 있어 출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원내대표는 당헌에 따라 김 전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인 약 5개월 동안 원내를 이끈다. 새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직무대행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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