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다낭총영사 모두 공석…'외교가
정상화됐다'고? 업무보고 들으며 부끄러워"
"지방선거 앞둔 정치적 교통정리를
외교보다 우선하고 있는 것 아니냐"
김건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주영 대사와 벤쿠버 총영사 등을 지낸 '외교통'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정부의 '내로남불(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 사례를 또 지적했다. 윤석열정권 출범 4개월째에 재외공관장 11곳 공석으로도 '외교공백'이라고 비난하더니, 이재명정권은 출범 7개월이 다 돼가지만 재외공관장 36곳을 비워두고 있다는 것이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서 "호치민(옛 월남의 사이공)에는 10만여 명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고 다낭은 '경기도 다낭시'라 불릴 만큼 우리 국민 방문이 집중되는 지역으로, 사건사고 신고가 가장 많은 공관"이라면서도 "그런데 이 지역을 관할하는 주호치민 총영사와 주다낭 총영사 모두 공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 출범 7개월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36곳의 재외공관장이 공석"이라며 "외교 현장의 컨트롤타워가 사라진 비정상적 상황이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특히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직전 윤석열정권 때에는 '정권 출범 4개월이 지났는데 재외공관장 11곳이 공석'이라며 '외교공백'이라고 비난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내로남불' 아니냐는 것이다.
김건 의원은 "2022년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정부 출범 4개월이 지났건만 재외공관장 11곳이 공석'이라는 이유로 외교공백을 지적한 바 있다"며 "지금은 그 세 배가 넘는 공석이 발생했음에도 민주당은 침묵하고 있다. 이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꼬집었다.
이제는 집권여당이 된 민주당의 논리대로라면 더할 나위 없는 '외교공백' 상태임에도, 외교부가 '외교가 조기 정상화됐다'고 업무보고를 한 것에 대해 김 의원은 개탄의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건 의원은 "얼마 전 외교부 업무보고에서 '지난 6개월간 우리 외교를 조기 정상화했다'는 자화자찬을 들으면서 도리어 내가 부끄러운 심정이었다"라며 "외교는 현장에서 대사와 총영사가 발로 뛰어다닐 때 비로소 정상화되는 것"이라고 일깨웠다.
이어 "조지아에서 우리 기업 근로자 317명이 구금되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 주애틀랜타 총영사가 부재했다"며 "캄보디아에서 사기·납치·감금 등 각종 범죄가 만연한 가운데, 20대 대학생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지만, 그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 역시 공석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재외국민 보호의 취약성 뿐만 아니라, 재외공관장 부재는 방산 경쟁에서도 열세를 초래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김 의원은 주의를 환기했다.
김건 의원은 "최근 10조원대 호주 호위함 수주전에서 밀린 것도 대사 공백과 무관하다고만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며 "60조 규모의 잠수함 수주전이 진행 중인 캐나다 역시 대사가 공석이라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러한 비정상이 왜 계속 방치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혹시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교통정리가 외교보다 우선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라고 다그쳤다.
나아가 "정부는 공관장 임명에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서는 안된다"라며 "제대로 된 대사와 총영사를 조속히 임명해 외교 공백을 하루 속히 메우라"고 촉구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