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갈등 불식은 없었다…감정 골만 드러난 '친명~친청' 첫 토론회 [정국 기상대]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5.12.31 04:00  수정 2025.12.31 04:00

최고위원 보궐선거 첫 합동토론회

'원팀' 선언했지만…끝내 감정싸움

누적된 계파 간 불만 '토론회' 기점 분출

선거 끝나도 갈등 여진 불가피할 듯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 보궐선거 제1차 합동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유동철, 문정복, 이건태, 이성윤, 강득구 최고위원 후보.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전입가경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계파 갈등이 없다는 지도부 입장과 달리, 최고위원 보궐선거 첫 합동토론회에선 갈등이 표출됐기 때문이다. '명청'(이재명·정청래) 대전 구도가 명확해지면서 선거를 앞두고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 보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1차 합동토론회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모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기반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당·청 관계와 정청래 지도부에 대해선 미묘하게 입장이 달랐다.


지도부는 계파 갈등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누적된 계파 갈등이 폭발하는 기폭제가 된 모양새다. 친명계 일부에선 정청래 지도부의 일방통행식 의사 결정에 불만을 드러내 왔다. 이 불만은 결국 최고위원 공석이 발생하자 친명계 출마로 이어졌고, 이번 토론회에선 각 계파 간 쌓였던 불만 사항을 터뜨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특히 1인 1표제를 둘러싼 드러나지 않은 갈등이 표출되면서 향후 재추진 과정에서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청 갈등설' 미묘한 입장 차이…친명계 "엇박자는 사실"


후보들은 당·청 갈등설에 대해 일축했지만, 친명계 후보들은 친청계를 겨냥해 이재명 대통령 해외 순방 과정에서 '당·청 엇박자' 논란이 불거진 것과 지도부가 아닌 이 대통령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신경전을 펼쳤다.


특히 친명계 후보들은 당·청 엇박자 논란을 인정하며 자신들이 지도부에 입성해야 청와대와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동철 후보는 "민주당은 여당으로 대통령을 보유한 정당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대통령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며 "지금은 이 대통령의 시간인 만큼, 대통령의 생각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성과가 국민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당이 충분한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청 갈등은 있을 수 없고,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치게 만드는 분이 오히려 더 문제가 있다"며 "당·청은 하나, 민주당도 하나. 여당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강력한 단일대오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건태 후보는 "당·청 간 갈등은 없지만, 이 대통령이 외교 일정을 소화할 때 다소 시차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해 엇박자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우리가 소통 채널을 강화해 보완하고 더 강한 원팀으로 만들어야 하는 만큼, 오랫동안 대장동 변호인으로 같이 일한 제가 소통 채널을 더 강화해 밀착 지원하는 최고위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강득구 후보는 "집권여당은 대통령이 국정을 잘 운영할 수 있도록 일사불란하게 힘을 모아 뒷받침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서 당과 정부, 청와대가 일사불란하고 원팀으로서 간극 없이 갈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것은 강득구"라고 했다.


반면 친청계 후보들은 당·청 갈등을 일축했고, 특히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원활하게 소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정복 후보는 "누군가는 당·청 관계가 불편한 것 아니냐고 말하지만, 지금 당과 청와대는 물 샐 틈 없는 강력한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며 "제가 4개월 동안 정 대표 옆에서 당·청 관계를 지켜본 사람이며, 옆에서 본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아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당·청 관계를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성윤 후보 역시 "당·청 갈등은 일체 없다"며 "당·청 관계는 각자의 길을 가지만 목표는 같아야 하며, '대통령은 일만 하고 싸움은 우리가 하겠다'라는 정청래 대표의 말처럼 내란 세력과 싸워 개혁 입법을 완수하고 지방선거도 승리해 이 대통령을 승리한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성윤(오른쪽) 의원과 유동철 부상수영구지역위원장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영교 의원 주최 서울서울서울 특별위원회 발대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주도권 토론 시작되자 '계파 공세' 본격화


계파 간 미묘한 신경전은 주도권 토론에서 결국 갈등으로 분출됐다. 계파 갈등이 없다는 초반 주장과 달리, 일부 인사가 정청래 지도부를 흔들고 있다며 불만이 터져 나오거나, 친명계라고 주장하는 후보에게 지난 2023년 당시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사태를 막기 위해 협력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까지 제기됐다.


친청계에 대한 공세 포문을 연 것은 유 후보다. 그는 이성윤 후보가 지난 23일 첫 합동연설회에서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우리 당의 분열을 바라는 내란 세력과도 같다'고 주장한 것을 언급하며 재차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 후보는 친명계를 겨냥한 것이 아닌 맹목적으로 당·청을 이간질하는 세력에 대해 경고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그럼에도 당 분열을 노리는 세력은 여전히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후보는 "지도부를 흔드는 것과 지도부를 비판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하며, 나는 정말 사실도 없이 맹목적으로 당과 이재명 대통령을 이간질하는 세력에 대해 경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대안 제시 없이 맹목적으로 비판했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을 말하는 것이냐"라고 되물으며 압박했다.


이에 이 후보는 "'명·청 전쟁' '정청래 죽이기' '이재명 죽이기가 시작됐다' 등 말도 안되는 (주장을) 보수 언론 뒤에 숨어서 내란 세력이 바라는 것처럼 우리 민주당이 분열되는 것을 바라는 세력이 있다"며 기존 주장을 꺾지 않았다.


당내에서 민감한 소재로 꼽히는 '이재명 체포동의안 사태'를 공세 소재로 삼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강 후보는 문 후보의 주장에 토론회장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크게 반발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후속 해명에 나섰다.


문 후보는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도모하는 분들에 맞서 연판장을 돌리며 비대위로 가는 것을 막았지만, 아무리 기억을 해보려고 해도 강 후보가 당시 우리와 보조를 맞추거나 함께했다는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다.


강 후보는 문 후보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목소리를 높이며 "문 후보 내가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나는 이낙연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의원을 공격했을 당시에도 가장 앞장선 사람이며, 그(체포동의안 사태) 당시에도 가장 앞장서서 싸웠던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왜곡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나야말로 가장 앞장서서 싸웠던 사람"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나는 누구보다 이재명 당대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그런 내게, 당원이 지켜보는 공개된 자리에서 사실과 다른 이야기로 모욕에 가까운 공격을 받으니 참으로 힘들며, 한편으로는 '정치가 이런 것이구나'라는 씁쓸함도 느낀다"고 사과를 촉구했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 보궐선거 제1차 합동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유동철·문정복·이건태·이성윤·강득구 최고위원 후보. ⓒ뉴시스
"우리만 '1인1표제' 반대하는 것처럼 프레임"…친명계 불만 폭발


부결된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 등가성을 맞추는 '1인 1표제' 관련 당헌 개정안을 두고서도 계파 간 충돌이 벌어졌다. 후보 모두 1인 1표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선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친청계는 친명계 후보들을 향해 재추진 시기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최근 정 대표는 1인 1표제 재추진 의사를 드러냈는데, 현재 정 대표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 친청계 후보들이다. 이들은 친명계가 1인 1표제 재추진에 반대하기 위해 시기를 늦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고, 친명계 후보들은 "본인들만 1인 1표제를 주장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문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친명계 후보들을 향해서만 "1인 1표제를 최고위원 선거가 끝난 이후 재추진 할 것이냐"라고 물었다. 특히 1인 1표제를 즉시 재추진하는 것에 반감이 있는 여론을 겨냥해 "한국노총 정책대의원들은 흔쾌하게 동의해 줬다"고 언급하며 각 후보를 압박했다.


문 후보는 나아가 강 후보를 향해 "1인 1표제를 내년 지방선거부터 적용하겠다고 얘기했는데, 당직 선출 관련 규정임에도 지방선거에 어떤 형태로 1인 1표를 적용할 것이냐"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강 후보는 "최근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당시에도 보궐선거가 끝난 다음에 기초의원과 도의원 부분부터 1인 1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1인 1표제의 경우 전당대회 때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을 때 적용되는 것인데, 정확하게 내용을 알고 말하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건태 후보 역시 "내가 깜짝 놀랐던 것은 문 후보가 전략적 가중치, 대의원 역할 다각화 등을 주장한 것인데, 나와 생각이 똑같음에도 마치 본인들만 1인 1표제를 주장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나로선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친청계 후보들이 1인 1표제 재추진을 두고 자신들을 압박하자, 강 후보는 결국 불만을 분출하며 "왜 우리가 반대하는 것처럼 프레임을 만드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후보는 "여기 있는 모두 1인 1표제를 찬성하고 있고, 보궐선거 직후 재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마치 의원 중에서 1인 1표제를 반대하는 것처럼 프레임을 만드는 분들이 있는데, 마지막 판단은 당원이 하겠지만 왜곡하거나 가짜 뉴스가 아닌 분명한 사실을 근거로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모든 후보에게 1인 1표제 재추진 의사를 물은 직후 "여기 있는 모두 찬성했기 때문에 더 이상 1인 1표제를 찬성하냐 반대하냐는 프레임은 당원과 의원들을 모독하는 것"이라면서 "이제 오늘로써 이 부분은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1인 1표제는 선택이 아니고 당원 주권 핵심이며 우리 당이 나아가야 할 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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