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폴더블 리더십 재입증 위한 ‘3단 접힘’ 승부수
초프리미엄 소량 출시…기술 실험 넘은 ‘미래 표준’ 관심
경북 경주 엑스포공원 에어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부대 행사 'K-테크 쇼케이스'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두 번 접는(트라이폴드) 스마트폰 '갤럭시Z 트라이폴드' ⓒ데일리안 고수정 기자
삼성전자가 내달 5일 갤럭시 Z 트라이폴드 (Galaxy Z TriFold)을 공개한다.
3단 폴더블 구조에 최고 사양의 부품 탑재로, 내구성과 갤럭시 에코시스템을 강조하며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출시 예정인 삼성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화면을 모두 안으로 접는 듀얼 인폴딩(G자형 방식)을 적용했다.
화웨이가 지난해 출시한 메이트 XT가 인·아웃폴딩 혼합(Z자형)이라면 삼성은 G자형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화면을 모두 안으로 접으면 화면 보호에 유리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IT 팁스터(정보유출자) 정보를 종합하면 트라이폴드폰의 접었을 때 두께는 14mm, 펼쳤을 때는 4.2mm로 갤럭시 폴드7과 메이트 XT 보다 두껍다.
3단 폼팩터에서도 플래그십 성능을 내도록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칩셋(3nm)을 탑재했다.
디스플레이는 10인치로, 2억 화소의 메인 카메라와 50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등 플래그십급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인치 대화면 구동을 고려해 5600mA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45W 유선 급속충전으로 충전 부담을 줄였다. 512GB·1TB 저장공간과 16GB 램 단일 구성이 예상된다.
스펙 구성을 보면 폴더블폰 중에서는 현존 최고 수준의 사양이다. 듀얼 인폴딩 기술에 초프리미엄 사양을 고려할 때 가격은 300만원 후반~400만원 초반 수준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화웨이 메이트 XT의 경우 377만원~453만원 수준이었다.
삼성이 휴대폰 2개를 살만한 가격의 트라이폴드폰을 내놓는 것은 폴더블폰 시장 정체를 극복하고 기술 경쟁력을 과시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은 1980만대(점유율 1.6%)에 그칠 전망이다. 폴더블폰 시장이 주류 시장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화웨이·오포·비보 등 중화권 업체가 빠르게 폴더블폰 점유율을 늘리며 삼성의 시장 지배력을 흔들고 있다.
더욱이 이르면 애플이 내년 폴더블 아이폰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삼성으로서는 한 단계 진화된 폴더블 기술을 증명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화웨이 메이트 XT 울트라메이트 디자인. 화웨이 홈페이지 캡처
따라서 트라이폴드폰은 AI폰처럼 다음 세대 폼팩터를 제시해 기술 선도자 이미지를 각인시킬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무대에서 트라이폴드를 처음 공개한 것도 이런 의도로 읽힌다.
다만 두 개의 힌지와 3단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구조는 기술 난도가 높다. 이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면 화웨이가 2019년 11월 출시한 첫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처럼 내구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2019년 첫 출시한 갤럭시 폴드 공개 당시에도 화면 튀어나옴·깜빡임·반응 지연 이슈가 불거지자 삼성은 출시일을 4월에서 9월로 미뤘다.
이를 감안해 삼성은 트라이폴드를 5만대 미만으로 소량 출시해 초기 반응을 살피고 품질 검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00만원 후반대의 높은 가격대도 초도 물량 제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화웨이 메이트 XT가 거대한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40만대를 팔아치운만큼 삼성도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판매 지역 확대 등 내년 글로벌 전략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출시 이후 기술 검증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갤럭시 생태계를 어필하는 방식으로 대량 생산과 글로벌 확대를 꾀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갤럭시 기기간 연동, 콘텐츠 제공, AI 서비스 결합 등으로 사용자 락인 효과를 높이는 방식이다.
트라이폴드폰이 삼성 기술 과시용에 그칠지, 미래 폴더블 표준으로 진화할지 주목된다.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전망ⓒ트렌드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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