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조선 주요 문헌 속 꽃식물 138종 명칭·특성 재정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누리집에 디지털 자료 전체 공개
동백꽃 모습.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은 우리나라 고전 속 꽃식물을 원예학적으로 재분석한 자료를 정리해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누리집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고문헌에 등장하는 꽃식물 한자 이름은 번역 과정에서 정확한 구분이 어려워 일반 독자가 실제 식물을 확인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전통 화훼 관련 지식이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한 점도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농촌진흥청 화훼기초기반과는 2021년부터 5년 동안 고전 문헌 속 꽃식물 명칭과 특징을 원예학적으로 재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공개 자료는 고려 중기부터 조선 전기·후기를 대표하는 문헌에 등장하는 꽃식물을 체계적으로 총망라했다.
고려시대 화훼 문화를 보여주는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는 살구꽃, 배꽃, 해당화 등 35종의 꽃식물이 기록돼 있다. 이번 자료는 해당 식물의 이름·특징과 함께 관련 시 구절과 실물 사진을 함께 제시했다.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자료인 안평대군의 연작시 ‘비해당48영’(匪懈堂48詠)에는 원추리, 옥잠화, 영산홍, 연꽃 등 38종 꽃식물이 등장한다. 이번 정리본은 이들의 정확한 명칭과 특징을 확인할 수 있어 학술적 활용도가 높다.
조선 후기 문헌인 서유구의 백과사전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가운데 꽃 백과사전 ‘예원지’(藝畹志)도 포함됐다. 작약, 수선 등 65종(화목류 22종, 초화류 28종, 관엽류 15종)의 원예학적 특징과 상징적 의미를 정리해 대중적 흥미도 높였다.
자료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누리집의 ‘치유도시농업 → 화훼이용문화사’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영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기초기반과장은 “고전 문헌 속 화훼 식물명을 원예학적 기준으로 다시 정리해 일반 국민과 번역·연구 전문가에게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디지털 자료가 우리 화훼 문화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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