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동 싱크홀 원인, 약해진 지반에 지하수위 저하·하수관 누수 영향”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5.12.03 14:11  수정 2025.12.03 14:12

사조위, 사고조사 결과 발표…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 영향 포함 안 돼

설계·시공 관리강화를 위한 지반조사 간격 축소 등 재발방지대책 제안

지난 3월 명일동 땅꺼짐 사고 발생 직후 현장 모습.ⓒ연합뉴스

지난 3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땅꺼짐(싱크홀) 사고에 대해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한 결과, 심층풍화대의 쐐기형 불연속면 미끄러짐이 주요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토교통부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위원장 박인준 교수·사조위)는 3일 명일동 싱크홀 사고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사고 발생 지점 인근의 현장 조사 및 드론 촬영 결과 분석 등을 통해 발견한 복수의 불연속면 중 3개의 불연속면이 교차하며 형성된 쐐기형 블록이 땅꺼짐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설계·시공단계에서 확인하지 못한 심층 풍화대 불연속면이 있었고 여기에 더해 지하수위 저하와 하수관 누수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불연속면의 미끄러짐 현상이 발생하며 설계 하중을 초과하는 외력이 터널에 작용해 터널 붕괴와 땅꺼짐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결국 지반의 특성과 지하수위 저하와 하수관 누수 등 지반을 약화시키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땅꺼짐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사조위는 사고지점이 과거 세종-포천 고속도로 13공구 터널공사로 인해 지하수위가 저하돼 지반 내 응력분포가 변화됐고 사고현장 인근의 노후하수관 관리가 미흡해 지속적인 누수에 의한 지반 연약화도 땅꺼짐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해당 지하시설물 관리자는 2022년 해당 하수관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지만 균열·이음부 단차 등에 대한 보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사조위의 조사 결과로 나타났다.


명일동 땅꺼짐 사고는 지난 3월 24일 강동구 명일동 216-5번지 동남로에서 도로 중앙부터 면적 22m×18m, 깊이 16m 규모의 땅꺼짐이 발생한 것으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시 사고 지점 인근에서는 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에 지하철 공사가 땅꺼짐 사고 유발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포함되지 않았다.


사조위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당 공사의 발주청·시공사 등과 이해관계가 없는 분야별 민간 전문가 12명으로 구성해 조사 활동을 펼쳤다.


이후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현장조사(땅꺼짐 구간 시료 채취, 시추 조사 위치 선정, 지하시설물 현황 조사 등) 품질시험(숏크리트 타설 두께 및 초기강도 시험, 강관보강 그라우팅 시험시공 등) 관계자 청문 사고조사위원 간 조사 결과 교차 검토 등 26회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다.


특히 조사결과의 정확성과 신뢰도 확보를 위해 외부 전문기관에 드론 영상 기반의 3D 모델링(지질구조 재현)과 수치해석을 통한 터널 안정성 상세 검토 등을 의뢰해 다양한 붕괴 시나리오를 분석했다고 사조위는 설명했다.


사조위는 이번 조사 결과, 시공 중 굴진면 측면전개도 작성의무 미준수 1건, 지반 보강재 주입공사 시방서 작성 미흡 1건 등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조위는 재발방지대책으로 설계·시공 관리강화를 위한 지반조사 간격 축소, 시공계획서에 1일 굴진속도와 굴진량 반영 권고 등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지하수위 관리강화를 위한 지하수위 저하 관련 조치요령 개선과 도심지 심층풍화대 구간 비배수터널(TBM 등) 시공 등을 권고했으며 지하시설물 관리강화를 위해선 지반탐사 강화와 굴착공사 인근 노후하수관 교체, 터널 내 지하수 성분 조사 및 관련기관 협의체 구성을 제시했다.


터널안정성 강화 측면에선 도심지 내 심층풍화대 구간 3열 중첩 강관 보강 그라우팅공법 적용, 굴진면 평가체계 강화 등은 제안했다.


박인준 사조위원장은 “사고조사 결과를 정리·보완해 12월 중 국토부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유사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국토부를 포함한 관계기관의 신속한 제도 정비와 후속 조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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