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세일러 "비트코인은 디지털 자본…은행·신용·자본시장 모두 재편"[BBW 2025]

두바이(UAE) =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5.12.03 19:24  수정 2025.12.03 19:32

"美 정치권·규제 당국 태도 180도 달라져…비트코인은 가장 유용한 자산"

마이클 세일러 스트레티지 의장이 3일(현지시간) 두바이 코카콜라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 2025 기조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자자산을 넘어 '디지털 자본(digital capital)'으로 자리 잡으며 전 세계 자본시장과 은행·신용 시스템 전반을 재편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금융당국과 월가의 태도가 1년 사이 180도 전환된 데 이어, 비트코인을 담보로 한 은행 대출·수탁·신용 상품 운용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금융의 작동 방식 자체가 디지털 기반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클 세일러 스트레티지 의장은 3일(현지시간) 두바이 코카콜라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 2025 기조세션에서 "지금 자본시장에서는 하나의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며 "그 혁명은 전 세계 통화 자본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고, 주식 자본시장, 신용 자본시장, 파생상품 자본시장까지 모두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세일러 의장은 이같은 변화의 출발점이 비트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모든 변화의 기반은 비트코인에서 시작됐고, 글로벌 금융 커뮤니티가 비트코인을 받아들이면서 출발했다"며 "그래서 비트코인은 지금 '디지털 자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자본으로 자리 잡게 된 배경으로는 미국 정치권의 태도 변화를 지목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스스로를 '비트코인 대통령'이라고 불렀다"며 "그는 미국을 세계의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디지털 자산·디지털 자본·디지털 금융·디지털 인텔리전스에서 미국이 선도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단순히 말에 그친 게 아니라, 디지털 옹호자들로 구성된 내각 인선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금융 규제 당국의 변화도 구체적으로 짚었다. 세일러 의장은 "미국 부통령도 옹호자이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SEC 수장인 폴 앳킨스도 옹호자"라며 "금융 규제기관뿐 아니라 비금융 규제기관들까지 이 자산군을 전례 없이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태도 변화에 대해서는 불과 1년 전과 지금이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그는 "은행들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가상자산 산업 전체에 상당히 적대적이었다"며 "하지만 재무부, 통화감독청(OCC), 예금보험공사(FDIC), 연준에서 일련의 발표가 나오며 '가상자산은 좋고, 비트코인은 좋으며, 은행이 이를 취급해도 되고, 담보 대출을 해도 되고, 보관해도 된다'는 메시지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미국 주요 은행들의 실제 움직임도 열거했다. 그는 "BNY멜론, PNC은행, 씨티은행, JP모건,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뱅가드 모두가 지난 12개월 사이 적대적이거나 회의적인 시각에서 긍정적인 시각으로 완전히 돌아섰다"며 "현재 미국 상위 10대 은행 가운데 8곳이 이미 가상자산 대출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월가와 제도권 금융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상장지수펀드(ETF)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처음 비트코인을 대차대조표에 올렸을 때는 ETF가 하나도 없었다"며 "2024년 1월 첫 ETF가 승인됐고, 지금은 전 세계에 85개의 ETF가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에 대해서는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이것이 자본시장 전체에서 가장 강력하고 가장 역동적이며 가장 유용한 자산이라는 의미"라며 "불을 피해 도망치지 말고 불을 향해 나아가라"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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