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과 김고은이 10년 만에 작품에서 재회했다. 전도연은 "당시 어렸던 김고은이 너무 많이 성장했다. 당시엔 내가 김고은에게 의지가 됐다면 이번엔 내가 많이 의지했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자백의 대가'는 남편을 죽인 용의자로 몰린 윤수(전도연 분)와 마녀로 불리는 의문의 인물 모은(김고은 분), 비밀 많은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CGV에서 드라마 '자백의 대가'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이정효 감독, 배우 전도연, 김고은, 박해수가 참석했다.
전도연과 김고은은 2015년 '협녀'로 처음 호흡을 맞춘 후 10년 뒤 '자백의 대가'에서 다시 뭉쳤다. 김고은은 "'협녀' 때는 혼자 잠이 안 오면 갑자기 밤에 선배님께 전화를 걸기도 했는데. 그 때마다 놀라며 무슨 일 있냐고 받아주셨다. 혼자 촬영할 때도 감독님께 미리 연락해서 체력적, 마음적으로 힘들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하신 걸 뒤늦게 듣기도 했다"며 "당시에는 일방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에는 전보다 선배님을 케어할 수 있었다. 선배님이 세팅하고 계시면 '좀 더 기다려야 될 것 같으니까 앉아계세요'라고 괜히 한마디 거들기도 했다"고 장난스레 말했다.
전도연은 "배우들하고 연기할 때 호흡을 뺏길 수도 있고 감정적으로 약하면 좀 더 표현하려는 경우도 있는데 고은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은이라는 캐릭터을 잘 완주한 것 같다"며 "'협녀' 때 고은이는 '잘하고 있어'라는 말이 필요한 친구였다면 지금은 스스로의 길을 잘 아는 배우로 성장했다"며 김고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해수는 전도연과 지난해 연극 '벚꽃동산' 이후 1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다. 그는 "연극은 워낙 연습하는 과정이 치열해서 금방 마음을 열고 친해졌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다시 본 선배님은 무대에서 봤던 역할이 아니라 그냥 이 이야기 안에 있던 인물인 것 같았다"며 감탄했다. 반대로 김고은과는 첫 작품이다. 그는 "첫 날 촬영하러 가서 고은이를 봤을 때 굉장히 파격적인 변신을 하고 왔다. 건조한 눈빛의 모습을 보면서 작품이 재밌게 나오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고은은 모은을 연기하기 위해서 숏컷 스타일을 선보였다. 그는 "처음 감독님 미팅했을 때 숏컷 사진을 찾아갔다. 감독님은 생각도 못했다고 당황했는데 테스트 촬영 때 도연 선배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머리 자르길 잘한 것 같다고 하셨다"며 뿌듯해했다.
전도연이 주연을 맡았던 '굿와이프'를 비롯해 '사랑의 불시착', '이두나!', '라이프 온 마스' 등을 연출한 이정효 감독에게 '자백의 대가'는 첫 스릴러 작품이다. 이 감독은 "드라마가 총 12부작인데 12편의 스릴러를 만드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12개의 긴장감을 어떻게 가져갈까 고민했다"고 제작 비화를 밝혔다. 그는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수 있는 지점을 많이 찾았다고 한다. 이 감독은 "공간에 대한 트릭을 많이 넣었다. 윤수와 모은이 징벌방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작은 구멍을 통해 이야기하는 모습, 같은 마음이지만 중간에 검사가 있는 상태로 서로 다른 조사실에 있는 장면 등 미술적인 부분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전했다.
드라마의 제목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이 감독은 "'대가'로 표기돼 있지만 뜻은 '댓가'로 읽혀야 해서 표기법을 무시할까도 했다. 그런데 자백을 함으로써 이뤄내는 윤수와 모은의 성취 등을 생각하면 중의적으로 읽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여러가지 의견이 나올 수 있는 작품이고 인물들이 의문스러움을 계속 가지고 가지 때문에 '대가'라는 단어가 두 가지 뜻으로 읽히는 느낌이 괜찮기도 하겠다 싶어서 냅뒀다"고 말했다.
'굿와이프'로 전도연과 인연을 맺은 이 감독은 처음 캐스팅할 때 제목과 대본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전도연은 "감독님이 '두 여자의 이야기이고 장르는 스릴러입니다' 정도만 말해주셨는데 '굿와이프' 촬영 당시 감독님과 호흡이 좋았기 때문에 또 같이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스릴러 장르도 안해봐서 호감이 갔었다"고 캐스팅 일화를 공개했다.
대본을 받고나서 전도연은 윤수의 이면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윤수는 자유분방하고 솔직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고아였고 그 결핍을 채우고자 하는 욕구가 큰 이면적인 얼굴도 있다"며 "윤수는 남들 눈을 의식 안하는 것 같으면서도 신경 쓰고 좋은 가정을 꾸리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김고은은 "모은이라는 인물을 '다 드러나는데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사람'으로 해석했다"며 "한편으로는 연약함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표정이 많이 없지만 무표정 속에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마음이었다"고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소개했다.
박해수는 "검사 백동훈을 연기할 때 이 감독과 기존 대본에 있던 캐릭터를 많이 수정했다"며 "사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백동훈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대본을 읽으면서 냉철하다기보다는 방어기제를 가진 인물로 집착에 가까운 편집증이 있다고 해석했다. 윤수의 사건을 계속해서 파고드는 개인적인 동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걸 찾아내려 노력했다"고 치열한 캐릭터 연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장르를 멜로로 생각하고 찍었다"며 '고백의 대가'로 만들고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마지막으로 김고은은 "두 여성의 서사가 중심으로 이뤄진 작품이 굉장히 귀하다고 생각한다"며 "대본의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고 스토리가 좀 더 나아질 수 있는 방향을 찾아가며 노력했다"고 많은 시청을 당부했다.
전도연은 "백 마디 말보다 12월 5일 저희들의 연기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냈고 어떻게 흘러가는지 직접 봐달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자백의 대가'는 총 12부작으로 12월 5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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