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20억원 및 추징금 9억4800여만원 선고도 요청
"피고인만 대한민국 법 밖에 존재…반성의 기미 없어"
재판부, 내달 18일 오후 2시10분 선고기일 지정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뇌물 수수, 공천 개입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에게 민중기 특별검사(김건희 특검)팀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따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통일교로부터 청탁성 뇌물을 수수한 것에 따른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합쳐 김 여사에게 징역 11년과 벌금 20억원을 구형하고 8억1144만여원의 추징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2억7000여만원 상당의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것에 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4년을 구형하고 1억3720만원을 추징을 요청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지난 2009년∼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주가조작 주범들과 사전에 가격을 정해놓고 서로 주식을 매매하는 '통정거래' 등을 통해 김 여사가 8억1000여만원의 부당이득금을 취한 것으로도 파악했다.
이 밖에도 김 여사는 '명태균씨 공천개입'과 관련해선 2022년 재·보궐선거와 작년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명씨로부터 김 여사가 2억7000여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것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특검팀은 판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 여사는 2022년 4월∼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측으로부터 샤넬백과 그라프 목걸이 등을 수취하고 교단 현안을 부정하게 청탁받은 혐의도 받는다.
특검팀은 이날 결심 공판에서 "대한민국 헌법 질서 내에서 누구도 법 밖에 존재할 수가 없다"며 "피고인(김 여사)만 그동안 대한민국 법 밖에 존재해 왔고 대한민국 법 위에 서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십수년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 이후 모든 공범들이 법대 앞에 섰으나 피고인만은 예외였다"며 "최근 국민 모두가 무참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는 바와 같이 그렇게 피고인은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무력화시켰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김 여사의 통일교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종교단체와 결탁해 헌법상의 정교 분리 원칙을 위반했다"며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과 대의제 민주주의라는 국가 통치 시스템을 붕괴시켰다"고 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훼손하고 정당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최고 권력기관인 대통령 당선인 배우자의 지위를 남용해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검팀은 "범행을 전면 부인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없고 죄질이 불량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김 여사에게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결심 공판에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직접 검사석에 앉았고 김형근·오정희·박상희 특검보 등이 출석해 양형 사유 등에 대해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8일 오후 2시10분에 선고를 내리겠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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