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유출 사태 ‘후폭풍’…이커머스 시장, 판도 변화 가능성은?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5.12.05 07:05  수정 2025.12.05 07:05

쿠팡 불신 확산 속 소비자 이탈 조짐

네이버 쇼핑, 배송·멤버십·보안 강화로 반사 기대

시장 격차 좁히는 변곡점 될 가능성

이윤숙 네이버 쇼핑 사업 부문장이 지난해 11월 개최된 네이버 단 컨퍼런스에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소개하고 있다.ⓒ네이버

쿠팡 해킹 사태로 소비자들 사이 '탈(脫)쿠팡'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이커머스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에서 약 3370만건의 고객 계정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유출 범위에는 이름, 이메일, 배송지 주소록, 일부 주문 내역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사태로 쿠팡의 내부 권한 관리와 개인정보 보호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도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쿠팡 탈퇴, 로켓와우 해지 방법이 공유되는 등 탈(脫) 쿠팡 움직임도 감지된다.


현재 각종 커뮤니티에는 '쿠팡 탈퇴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각종 게시글에는 "국민을 호구로 보는 것 같아서 탈퇴했다", "잘못했으니 탈퇴하는 것"이라는 댓글이 남겨져 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조금 불편하지만 쿠팡을 대체할 곳은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탈쿠팡 움직임에 쿠팡과 경쟁을 이어가고 있던 네이버 쇼핑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네이버는 쿠팡의 강력한 대체제로 떠오르고 있다. 쿠팡과 유사한 서비스가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네이버는 ‘오늘배송·내일배송·일요배송·희망일배송’ 등 배송 옵션을 세분화해 이용자가 원하는 도착일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N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쿠팡의 '로켓배송' 대체제로 거론되고 있다.


멤버십 서비스도 유사한 측면이 많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은 가입 시 쿠팡 플레이, 쿠팡이츠, 쿠팡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네이버 멤버십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멤버십에 가입하면 OTT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고 네이버페이 결재 땐 강력한 리워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네이버의 보안 안정성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는 쿠팡 사태로 보안에 위기감을 느낀 이용자들에게는 확실한 유인책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가 공개한 정책 자료를 보면, 회사는 전담 데이터 보호 조직을 두고 직원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세밀하게 관리하며 정기 점검과 통제 절차를 통해 보안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새 기기 로그인 알림’, ‘해외 로그인 차단’, ‘2단계 인증’ 등 다양한 보안 기능을 마련해 이용자가 스스로 계정 보호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네이버가 1위 탈환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의 거래액은 약 50조원으로, 쿠팡(약 55조원)과의 격차는 5조원 수준이다. 데이터처가 발표한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역시 쿠팡 22.7%, 네이버 20.7%로 두 회사의 간격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배송 인프라와 멤버십 경쟁력이 워낙 강한 플랫폼이지만, 보안 불신은 소비자 선택을 바꾸는 결정적인 변수"라며 "이번 사태가 그간 근소한 차이를 유지해온 쿠팡과 네이버 간 격차를 좁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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