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칼’ 이어 ‘주토피아2’까지…애니메이션, 올해 미디어 흥행 주도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5.12.04 14:25  수정 2025.12.04 14:26

극장 흥행 확산돼 OTT·방송까지 확장…애니메이션 소비층 3040대로 넓어져

'귀멸의 칼날: 무한성' 포스터ⓒ애니플러스

애니메이션이 올해 극장·OTT·방송 전반에서 국내 콘텐츠 흥행축으로 부상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애니메이션 흥행의 신호탄은 지난 3월 개봉한 '진격의 거인 극장판: 더 라스트 어택'이었다. '진격의 거인 극장판'은 열혈 팬들의 N차 관람에 힘입어 총 95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흐름은 올 여름 '귀멸의 칼날: 무한성'이 개봉되면서 더욱 가속화됐다. '귀멸의 칼날:무한성'은 누적 관객수 566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2025년 박스오피스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일본 콘텐츠가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통틀어서 국내 박스오피스 연간 1위에 오른 것은 '귀멸의 칼날: 무한성'이 처음이다.


뒤이어 개봉한 '체인소맨: 레제' 또한 300만의 관객을 넘기며 흥행세를 이어갔다. 11월에는 미국 애니메이션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주토피아2'는 개봉 5일만에 210만 관객을 돌파하며 디즈니의 저력을 증명했다.


애니메이션 열기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방송에서도 감지된다. 지난 6월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넷플릭스의 모든 오리지널 중 최다 조회수를 기록했고, OST, 굿즈, 관광, 푸드, 테마파크 등 다양한 부가사업으로 확장되며 2025년 가장 영향력 있는 IP로 자리매김했다.


유튜브에서는 2025년 가장 인기가 높았던 주제어 10개 중 3개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 '귀멸의 칼날', '진격의 거인'이었다. 유튜브 연간 톱10 검색어에 애니메이션 주제어가 3개 포함된 것은 처음이다.


방송도 예외는 아니다. 애니메이션 전문채널 ‘애니플러스’는 케이블TV, IPTV(인터넷 TV), 스카이라이프 등 국내 유료방송을 통틀어 애니·키즈 채널 중 2025년 누적 시청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닐슨 시청률 데이터 분석 결과, 애니플러스의 유료가구 통합 시청점유율은 12.71%이며, 비중이 가장 큰 IPTV 내 시청 점유율은 15.6%에 달한다.


프로그램별 시청률도 순위권에 올랐다. 애니플러스 독점 방영작인 '나 혼자만 레벨업'은 2025년 국내 방영된 모든 애니메이션 중 가장 높은 시청률(0.049%)을 기록했다.


15~35세 연령층 대상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편성하는 애니플러스가 연간 시청률 1위를 차지한 것은 2010년 개국 이래 처음이다. 여기에 동일 타겟을 대상으로 하는 계열사 ‘애니맥스’와 합산하면 시청점유율은 27%에 달한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특정 장르의 선전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이 15세 이상에서도 폭넓게 소비되는 주류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간 국내에서는 ‘애니메이션=아동용’이라는 인식이 고착화되면서 애니메이션 산업이 키즈 중심으로 발전해 온 탓에, 많은 전문 채널들이 미취학 및 저학년 대상으로 운영돼왔다.


미국과 함께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대중적 기반을 갖춘 미국 애니메이션에 비해, 15~35세 강한 팬덤에도 불구하고 긴 시리즈로 인한 진입장벽이 높아 최근까지도 ‘마니아’들이 즐기는 서브컬처’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른바 ‘귀주톱’이라고 불리는 '귀멸의 칼날', '체인소맨', '주술회전' 시리즈의 극장판이 연달아 흥행하면서 재패니메이션의 소비층은 3040대로까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 '케데헌'과 '주토피아2'로 대변되는 미국 애니메이션의 대중적 성공이 더해지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강력한 팬덤 문화와,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심의 폭넓은 관람층이 맞물려 애니메이션이 흥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니메이션은 작화 스타일에 대한 거부감이 낮고 실사 영상물보다 시대적 영향을 덜 받아 IP(지적재산권) 생명력이 길다. 또한 IP 영향력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충성 팬을 형성하기 쉬워 머천다이징·테마파크 등 부가사업 확장에도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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