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펑 자오 "진정한 대중화? 우리가 '크립토'란 말 안 쓸 때 온다"[BBW 2025]

두바이(UAE) =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5.12.04 21:55  수정 2025.12.04 21:56

CZ, 지난 10월 사면 이후 첫 공식 석상…"트럼프 가문과 협력 관계 아냐"

"인터넷 쓰며 TCP/IP 말하지 않듯…기술은 뒤로 숨고 혜택만 남아야"

"상승·하락장 버티는 건 '제품'에 미친 창업가…윤리적 사고 필수"

창펑 자오(CZ) 바이낸스 공동창립자가 4일(현지시간) 두바이 코카콜라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 2025' AMA(Ask Me Anything·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세션에서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10억명이 가상자산을 사용하는 세상이 오면, 우리는 더 이상 '크립토(Crypto)'라는 단어를 쓰지 않게 될 것입니다. 마치 우리가 지금 인터넷을 쓰면서 기반 기술인 'TCP/IP'를 이야기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창펑 자오(CZ) 바이낸스 공동창립자는 4일(현지시간) 두바이 코카콜라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 2025' AMA(Ask Me Anything·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세션에서 가상자산 산업의 미래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이번 AMA는 CZ가 지난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사면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선 공식 석상이다.


CZ는 현재의 복잡한 가상자산 사용 경험이 대중화의 걸림돌임을 지적하며 미래에는 기술이 서비스 뒷단으로 완전히 숨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래에는 복잡한 지갑 주소 없이 사람 이름만으로 송금하고, 사용자는 그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쓰였는지조차 모르게 될 것"이라며 "기술은 완전히 뒤로 숨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의 성장 잠재력에 대해서도 강한 확신을 보였다. CZ는 "현재 산업은 3~4조 달러 규모지만, 인터넷이 수십 년에 걸쳐 성장했듯 이 시장도 최소 300~400조 달러 규모까지 커져야 한다"며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방향은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다음 강세장 사이클에서 살아남을 프로젝트의 조건으로는 '제품(Product)'과 '윤리'를 꼽았다. 그는 시장의 변동성을 이겨낼 유일한 무기는 결국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CZ는 "가상자산 시장은 상승과 하락, 규제의 긍정과 부정이 반복되는 곳"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끝까지 버틸 수 있는 건 단기적 가격 부양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제품을 만드는 창업가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자 중심 사고를 가진 윤리적인 창업가,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리더만이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창펑 자오(CZ) 바이낸스 공동창립자가 4일(현지시간) 두바이 코카콜라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 2025' AMA(Ask Me Anything·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세션에서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최근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 기업(DAT) 모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폈다. CZ는 "이 모델의 본질은 직접 가상자산을 살 수 없는 기관 투자자들이 간접적으로 비트코인 등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해주는 구조"라며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모델이 성공했다고 해서 모든 트레저리 기업이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각 DAT마다 수수료 구조, 리스크, 운용 철학이 모두 다르다"며 "궁극적으로는 경영진의 역량과 철학, 그리고 장기 보유 전략을 얼마나 일관되게 실행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사면된이후 미국 사업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트럼프 가문과 어떠한 협력 관계도 없다"면서도 "사면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CZ는 "사면 덕분에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보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됐다"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는 미국과의 연결을 거의 끊다시피 했고, 바이낸스 US는 SEC 소송 이후 시장 점유율이 35%에서 0.7%까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미국은 다시 매우 중요한 시장이 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기술, 인재 측면에서 미국은 여전히 세계를 선도하고 있고, 블록체인 핵심 기업들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생태계 구축과 스타트업 지원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대중화의 조건으로 CZ는 명확한 규제 체계 구축을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현재 10개국 이상 정부와 직접 협력해 규제 자문을 하고 있다”며 “은행과 가상자산 기업이 함께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공동 최고경영자(CEO) 체제에 대해서는 "허이 바이낸스 공동 경영자(Co-Ceo)는 이미 사실상 회사를 이끌어 온 인물들이며 공식 직함만 부여된 것뿐"이라고 말했다.


CZ는 "허이는 매우 근면하고 사용자와 가장 가까운 경영자이며 나보다 9살이 어리다"며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제 생태계 프로젝트, 규제 자문, 스타트업 지원 등 보다 장기적인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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