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Z "비트코인이 금보다 크게 오를 것" vs 피터 쉬프 "가치 없는 투기 자산"[BBW 2025]

두바이(UAE) =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5.12.05 08:03  수정 2025.12.05 08:21

'비트코인 vs 토큰화 금' 정면 충돌

CZ, 구글·인터넷 빗대 '가상 가치' 옹호

쉬프, 반도체·의료 등 '실물 쓰임새' 강조

4일(현지시간) 두바이 코카콜라아레나에서 진행된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에서 피터 쉬프 유로퍼시픽 캐피털 최고경영자(왼쪽)와 창펑 자오(CZ) 바이낸스 창립자가 토론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가상자산 진영과 전통 금 투자 진영을 대표하는 두 인물이 '비트코인'과 '토큰화된 금'을 두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가치 저장 수단을 둘러싼 논쟁 속에서, 디지털 자산과 실물 자산을 바라보는 각각의 시각이 공개 토론 무대 위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4일(현지시간) 두바이 코카콜라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 2025에서 '비트코인 대 토큰화 금(Tokenized Gold)'을 주제로 토론 세션이 진행됐다. 이날 토론의 주인공은 창펑 자오(CZ) 바이낸스 공동 창립자와 금본위제 지지자로 잘 알려진 피터 쉬프 유로퍼시픽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로, 극단적으로 반대의 시각을 가진 두 인물이 가상자산 진영의 홈그라운드에서 대결한다는 점에서 행사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CZ "비트코인이 가상이라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냐"
4일(현지시간) 두바이 코카콜라아레나에서 진행된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에서 창펑 자오(CZ) 바이낸스 창립자가 토론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CZ는 비트코인이 실물이 아니라는 점이 곧 가치 부정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는 논리를 앞세워 포문을 열었다. 그는 "비트코인이 가상이라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구글도, 트위터도, 인터넷도 모두 가상인데 가치를 가진다"며 "아이템의 가치는 물리적 성질과 반드시 연결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물 금과의 비교에서 CZ는 "금은 내가 다른 나라로 들고 가기 쉽지 않지만 비트코인은 국경을 넘겨 즉시 이동시킬 수 있다"며 "지금 당장 비트코인을 보내면 수많은 방식으로 즉시 검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Z는 비트코인을 활용한 실제 결제 사례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아프리카의 한 사용자는 과거 요금을 내기 위해 마을에서 걸어서 왕복 3일이 걸렸지만, 가상자산과 바이낸스를 사용한 이후에는 3분 만에 결제를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피터 쉬프 "금은 반드시 필요한 산업 자산…비트코인은 그렇지 않다"
4일(현지시간) 두바이 코카콜라아레나에서 진행된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에서 피터 쉬프 유로퍼시픽 캐피털 최고경영자가 토론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피터 쉬프는 비트코인의 근본적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며 토큰화된 금의 구조적 안정성을 부각시켰다. 그는 "토큰화된 금은 금고에 보관된 실물 금이 있고, 토큰은 그 금에 대한 소유권의 증거"라며 "토큰화된 금은 실물 금이 담보된 디지털 자산"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비트코인은 아무것도 담보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믿음과 신뢰만으로 유지되는 자산"이라고 격하시켰다.


이어 "내가 토큰화된 금을 당신에게 보내면 나는 금의 소유권을 넘겨주는 것이지만, 내가 비트코인을 보내면 나는 아무것도 넘겨주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터 쉬프는 금의 산업적 수요와 중앙은행의 보유 구조를 비트코인과의 가장 큰 차이로 지목했다. 그는 "금은 다른 금속으로 대체할 수 없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반도체, 전자, 의료 산업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며 "기업들은 금을 반드시 사야 한다. 금은 공급과 수요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비트코인과 토큰화 금의 미래에 대해서도 극단적인 견해 차를 보였다. CZ는 "토큰화 금 역시 의미 있는 시도지만, 비트코인은 금이 가지지 못한 기술적 확장성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시에 갖춘 자산"이라며 "금도 오르겠지만 비트코인은 그보다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피터 쉬프는 "귀금속 시장은 다시 강세 국면에 진입했으며 이 환경에서 비트코인이 금과 경쟁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결국 살아남는 자산은 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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