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10명 중 6명 '소극적 구직'… "역량 부족·취업 장벽 탓"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12.09 06:00  수정 2025.12.09 06:00

취업시장, 작년보다 어렵다 37% vs 좋다 5%… 준비기간 1년 이상도 32%

ⓒ연합뉴스

대학생 가운데 구직 의지가 낮은 ‘소극적 구직자’가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청년층의 취업난이 이어지고 있으며, 구직 준비 기간이 1년 이상 걸린다고 보는 응답도 30%를 넘었다.


9일 한국경제인협회는,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과 졸업자(유예·예정 포함) 24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 결과에서 대학 4학년 또는 졸업(예정) 대학생 10명 중 6명(60.5%)이 구직 기대가 낮은 ‘소극적 구직자’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소극적 구직자 비중은 ▲의례적 구직(32.2%) ▲거의 안함(21.5%) ▲쉬고 있음(6.8%)을 합산한 값이다.


소극적 구직 이유로는 ‘역량·기술·지식 부족’이 37.5%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구직 활동을 해도 취업이 어려울 것 같아서’(22.0%), ‘전공·관심 분야 일자리 부족’(16.2%), ‘적정 임금·근로조건 부족’(13.6%)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1.8%)이 일자리 부족을 문제로 지적했다.


취업시장 체감도도 부정적이다. 대학생 37.1%는 올해 신규 채용 시장이 “작년보다 어렵다”고 답했다. “작년보다 좋다”는 응답은 5.1%에 그쳤다. 지난해 조사에서도 “어렵다”는 응답이 36.5%였던 만큼, 부정적 인식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실제 구직자들의 서류 합격률도 낮았다. 적극적으로 구직 중인 응답자들은 평균 13.4회 입사지원해 2.6회 서류전형에 합격한 것으로 집계됐다. 합격률은 평균 19.4%로, 작년(22.2%)보다 2.8%포인트 감소했다. 입사지원 횟수는 1~5회(40.7%)가 가장 많았고, 서류전형 결과는 1회 합격(25.4%)과 모두 불합격(19.1%) 순으로 나타났다.


취업 준비 기간은 더 길어지는 추세다. 대학생 62.6%는 취업 준비에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고, “1년 이상”을 예상한 응답도 32.5%에 달했다. 실제 국가데이터처 조사에 따르면, 청년(20~34세) 미취업자 중 1년 이상 장기 미취업자는 올해 55.2%로, 최근 3년간 2.0%포인트 증가했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으로는 ‘좋은 일자리 부족’(50.1%)이 가장 많이 지목됐다. 특히 ▲신입 채용 기회 감소(26.9%) ▲조건에 맞는 일자리 부족(23.2%)이 뒤를 이었다.


대학생들은 청년고용 확대를 위해 “기업 고용 여건 개선”(29.9%)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진로지도·현장실습 확대 등 미스매치 해소”(18.1%), “AI·빅데이터 등 신기술 분야 직업훈련 기회 확대”(14.9%)가 꼽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환율·고물가 등 외부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노동시장 규제까지 강화되며 기업의 신규 채용 여력이 줄고 있다”며 “규제 완화와 세제·투자 지원을 통해 기업 활력을 높이는 한편, 청년 일자리를 위축시키는 정책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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