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사이서 '리액션' 영상 화제
체험하듯 즐기는 연출 주목
모든 것이 네모난 현실이 되는 세상을 배경으로, ‘오버월드’에 빨려 들어간 네 사람과 스티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마치 한 편의 동화 같은 스토리로 어린이 관객을 겨냥한 작품으로 여겨졌지만, 그 편견을 뒤집고 성인 관객까지 잡으며 1조원이 넘는 글로벌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비디오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실사화했고, 할리우드 스타 잭 블랙이 스티브를 연기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마인크래프트 무비’가 흥행한 이유로는 ‘단순한’ 스토리를 ‘아기자기하게’ 채우며 게임 특유의 매력을 살린 것이 꼽힌다.
ⓒ마인크래프트 무비 포스터
여기에 ‘리액션 영상’까지 함께 화제 되며 게임 원작 영화가 MZ세대의 소비 패턴과도 맞물릴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미국에서는 ‘마인크래프트 무비’를 보며, 단순한 내용에 즉각적이고 솔직한 반응을 내놓는 리액션 영상이 화제가 됐는데, 이것이 ‘밈’처럼 소비되며 ‘마인크래프트 무비’를 향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국내에서는 ‘다소 유치하다’는 반응 속 ‘마인크래프트 무비’를 향한 호불호가 있었다. 그럼에도 CGV에서 미국 MZ 관객의 흐름을 이어받아, 리액션 상영회를 열어 웃고 떠들며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등 의미 있는 시도를 이어갔다.
단순하지만, 개성 있는 전개로 관객들의 즉각적인 리액션을 이끌어 내고, 관객들이 게임 유저처럼 자연스럽게 몰입을 끌어내는 방식도 게임 원작 영화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일례로 영화 ‘8번 출구’는 주인공의 시선과 관객의 시선을 일치시켜 관객이 게임하듯이 작품을 관람하게 한 것이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영화와 게임 모두, 장애물이 없으면 그대로 직진할 수 있는 무한루프 지하도에서 8번 출구를 찾는 간단한 전개가 특징인 콘텐츠인데, 이때 관객이 ‘나의 시점’으로 게임하듯이 영화를 즐기게 하며 게임 원작 영화의 ‘좋은 예’가 됐다.
이러한 흐름은 하나의 IP(지식재산권)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수단을 넘어, ‘체험’을 중시하는 ‘요즘’ 관객들의 트렌드와도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게임을 영화화해 체험의 재미를 살리기도 하지만, 반대로 영화의 세계관을 게임과 접목해 젊은 관객을 겨냥하기도 한다. 한 예로 롯데시네마는 자사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영화를 활용, 퀘스트를 푸는 고객 참여형 게임을 제공하는 ‘무비 퀘스트’를 선보이고 있다. 앞서 영화 ‘파묘’,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등의 무비 퀘스트를 통해 관객들이 독특한 세계관에 더 푹 빠져들게 했었다.
한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앞서 ‘아이언 맨’ 시리즈를 비롯한 마블 스튜디오의 히어로 영화가 스펙터클한 비주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면, 색다른 경험을 즐기는 관객이 늘고 있는 것 같다”며 “‘8번 출구’는 시점의 변화로 색다른 관람의 재미를 느끼게 했는데, 이렇듯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는 노력도 필요한 것 같다”라고 콘텐츠의 확장을 언급했다.
이미 ‘마인크래프트 무비’ 등 게임 IP 활용으로 흥행에 성공한 할리우드는 히어로물의 대체제로 게임 IP를 주목하고 있다. ‘마인크래프트 무비’를 제작한 워너브라더스의 개발 및 제작 사장인 제시 어만은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가 틱톡, 인스타그램 및 기타 SNS 플랫폼에서 회자되며 흥행의 발판이 된 것을 언급하며 “이제는 사용자들이 스스로 만든다. 밈이 된 장면 또한 워너브라더스 마케팅 부서의 산물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좋아하게 되는 게 무엇인지를 다 예측할 수는 없다. 다만 사람들의 게임 참여와 경험을 즐길 수 있고, 진정성 있게 느껴지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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