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막히자 개인사업자로 방향 튼 카드사…건전성 새 시험대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5.12.16 07:44  수정 2025.12.16 07:44

카드론 위축 이후 재편되는 카드사 대출 구조

규제 환경 변화에 개인사업자 대출 재부상

카드론이 가계대출 규제에 묶이면서 카드사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연합뉴스

카드론이 가계대출 규제에 묶이면서 카드사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카드론 취급이 제한되자,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적은 개인사업자 대출로 전략의 축을 옮기는 모습이다.


다만 경기 둔화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취약 차주 비중이 높은 개인사업자 대출이 새로운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최근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하며 2022년 이후 중단했던 개인사업자 대출 영업을 약 3년 만에 재개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은 그동안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BC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이 그룹 내 은행과의 연계를 바탕으로 주도해 왔다. 그룹 내 은행과의 연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계 카드사에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현대카드를 포함한 기업계 카드사들도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삼성카드도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개인사업자 대출이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카드론을 둘러싼 규제 환경 변화가 있다. 정부의 ‘6·27 가계부채 관리 대책’ 이후 카드론이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서 카드사들의 카드론 취급 여력은 구조적으로 제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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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삼성·신한·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NH농협·BC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지난 9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8375억원으로 전월보다 약 6100억원 줄며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개인사업자 대출은 가계대출로 분류되지 않아 DSR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카드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적은 영역으로 꼽힌다.


다만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를 두고는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경기 둔화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상환 여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집계를 보면 카드사 등 2금융권 저소득(하위 30%) 개인사업자의 올해 2분기 대출 잔액은 전 분기 대비 5.4% 증가했고, 같은 기간 연체율도 1.92%에서 2.07%로 상승했다.


여기에 개인사업자의 폐업 증가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 수는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90% 이상이 개인사업자였다. 따라서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개인사업자 대출이 카드사의 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이 규제 대상이 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이 커지는 흐름은 자연스럽다”면서도 “개인사업자는 경기 변동에 민감한 만큼 연체율 추이와 차주 질을 중심으로 한 선별적인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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