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쿠·비비안 쿠·연예인 부인…LG가(家) 윤관 부부 곁 정체불명 인물들
정보·지분·자금…기록이 만든 하나의 구조
김영식 여사·성화 아주머니…부부를 넘어 작동한 가족·지인 네트워크
윤관·구연경 부부 곁 정체불명 인물들ⓒ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이야기는 처음엔 단순해 보였다.
123억원 탈세 및 짜고 친 주식투자 혐의 그리고 한 부부.
윤관, LG가(家)사위이자 블루런벤처스 대표.
구연경, 윤관의 부인이자 고(故) 구본무 선대 회장과 부인 김영식 여사의 딸.
그런데 재판들이 시작되자
수상한 이름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이름들은 이상하게도
서로를 알고 있는 듯, 서로의 자리를 메우듯 등장한다.
1. 제로 쿠 - 정보의 출발점
"2022년 10월,
그 사람에게서 처음 들었습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3만 주를 사전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에서 꺼낸 이름.
제로 쿠.
윤관 대표 부친과 친구 관계로 알려진 인물.
구 대표는 그를 부친 고(故) 구본무 명예회장의 '의형제'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가 전한 이야기 하나.
블루런벤처스(BRV)의 500억원 투자 검토가 시작되기 전,
제로 쿠는 이미 윤관과 메지온을 연결하고 있었다.
유상증자 공시 직후 메지온 주가는 하루 만에 16%, 9월까지 300% 급등.
부부는 말한다.
"각자 제로 쿠를 통해 알았을 뿐,
서로의 투자는 몰랐다."
하지만 법정에 남은 질문.
"부부는 정말 몰랐을까."
2. 비비안 쿠 - 지배구조의 최상단
서류 속 이름은 더 묵직하다.
BRV케이만.
2012년,
윤관 대표가 100% 지분으로 설립한 회사.
그런데 1년 뒤,
지분 60%가 BRV 홍콩 직원에게 넘어간다.
그리고 2015년,
그 지분은 다시 한 사람에게 향한다.
비비안 쿠.
지금의 지분 구조는 이렇다.
윤관 20%.
윤관의 친누나 20%.
비비안 쿠 60%.
BRV 케이만은
BRV 홍콩과 BRV 코리아를 거쳐
모든 펀드를 지배하는 최상단 회사다.
여기에 한국에서 흔치 않은 '쿠(구)'라는 희성(稀姓)의 반복.
"제로……쿠(구)."
"비비안…쿠(구)."
세간의 의심은
'혈연 관계를 통한 내부 지배 가능성'으로 확장된다.
재판부도 묻는다.
"왜,
어떻게,
그 지분은 그 사람에게 갔는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취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LG家' 윤관-구연경 부부ⓒ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3. 스테판 곽 - 대신 움직인 손
이번엔 돈이다.
그리고 대신 움직인 손이다.
스테판 곽.
윤관 대표가 직접 움직일 수 없을 때,
돈은 스테판 곽을 통해 집행됐다.
윤관 대표의 자녀 학비,
그리고 또 한 사람.
윤관 대표를 대신해
유명 연예인 아내의 자녀 학비를 낸,
그가 바로 스테판 곽이다.
돈은 기록을 남기고
기록은 이름을 불렀다.
특히 재판부가 이 이름을 꺼낸 순간,
질문은 바뀌었다.
"누가 대신 움직였는가."
4. 유명 연예인 아내 - 사적인 관계
그렇게 조세심판원 결정문에 남은 기록.
'사적인 관계.'
이름은 없다.
"윤관 사적 관계 지인"으로
때론 "유명 연예인 부인 A씨"로 불리는.
하지만 관계는 길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약 10년.
윤관 대표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자녀 학비, 생활비, 아파트….
지원금은 약 10억원에 이른다는 전언.
그 돈은
윤관 대표에게서 나왔고,
때로는 다른 이름의 손(스테판 관)을 거쳐 전달됐다.
그런데도 이름은 끝내 불리지 않는다.
그녀는 아직도 이렇게만 알려진다.
"별세한 유명 가수 아내"
5. 성화 아주머니 - 부부를 넘어 가족망으로
이번엔 주식이다.
그리고 가족이다.
성화 아주머니.
구연경 대표 모친, 김영식 여사의
고교·대학 동창.
고려아연 주식을 묻는다.
구 대표는 그 질문을
그대로 남편에게 전한다.
윤관 대표는
다시 정보를 건넨다.
작은 대화 하나가
정보의 고리가 된다.
여기서 세간의 궁금증은 더 커진다.
"부부만의 사건일까."
6. 반복된 이름들, 하나의 질문
제로 쿠.
비비안 쿠.
스테판 곽.
김영식 여사.
성화 아주머니.
유명 연예인 아내.
그리고 아직 이름조차 불리지 않은 사람들.
그래서 재판부의 질문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이 사건은
부부의 이야기일까.
아니면,
정보를 전한 사람,
지분을 가진 사람,
돈을 대신 낸 사람,
질문을 건넨 사람들이
함께 만든 가족망의 작동일까.
정보는 같은 사람에게서 나왔고,
지분은 설명되지 않은 경로로 이동했으며,
돈은 때로 당사자가 아닌 다른 이름의 손을 거쳐 움직였다.
법정은 아직 판단하지 않았지만 그 기록은 이미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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