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서해 피격' 일부 항소…박지원·서욱 '무죄 확정'에 파장 예고 (종합)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6.01.02 19:07  수정 2026.01.02 19:36

서훈·김홍희, 명예훼손 등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

정부·여당, 검찰 기소 자체 문제 삼아 반발 예상

유족 측, 항소 포기 시 공수처 고발하겠다 경고

정성호 장관 발언 관련 인권위 제소 의사도 밝혀

2020년 9월 서해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왼쪽부터)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사건' 중 일부에 대해 항소 제기했다.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중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해선 항소 포기하며 무죄가 확정됐다.


정치권이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지적하며 항소 포기를 압박하고, 유족 측이 항소 포기 결정 시 검찰 지휘부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겠다 경고한 가운데 나온 결정으로 향후 여진 가능성이 제기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1심에서 무죄 선고가 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했다.


검찰은 항소 기한 만료일인 이날 "월북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자진 월북한 것으로 오인될 수 있는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이로 인해 망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부분 등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원장, 서 전 장관 등 다른 피고인에 대해선 항소 포기했다. 검찰은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항소의 실익 등을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항소시한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을 비롯한 검찰 내부에서 2심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지휘부는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고위 당국자들의 정책적 판단에 대한 수사 부분은 제외하고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를 결정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 이대준씨가 북한군에게 피살된 뒤 해상 소각된 사건으로, 지난 2020년 9월 발생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이씨가 살아 있는 걸 알면서도 방치했고 숨진 이후에 관련 자료를 삭제 왜곡하며 월북으로 몰아갔다. 이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로 발표된 내용이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 안보 라인이 이씨 피살 사실을 축소·은폐했다고 보고 고위 당국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법원은 지난달 26일 이들 전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의 기소 후 약 3년 만에 나온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검사가 제기한 공소사실에 대해 위법하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검찰. ⓒ뉴시스

검찰이 사건 중 일부 항소하며 정치권과 유족 측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는 직접 검찰이 항소를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의 기소 자체를 문제 삼으며 특별검사법 도입까지 주장했다.


유족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항소 포기 시 검찰 지휘부 등을 공수처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가가 국민을 보호·구조하지 못한 책임과 진실 왜곡 및 은폐 문제를 국제사회가 알 수 있도록 공론화 하겠다고도 했다.


유족 측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한 발언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의사도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서해 피살 사건은) 대통령의 권한 내에서 당시에 했던 여러 조치도 다 뒤집어엎기 위해 의도된 수사라는 건 상당히 명백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