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비 3억2000만원 공금 지출’…농협중앙회·재단 ‘부적정 집행’ 논란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1.08 14:01  수정 2026.01.08 14:01

농식품부, 농협중앙회·농협재단 특별감사 중간 결과 발표

수사의뢰 2건…농협재단 공금 부적정 사용, 배임 소지도 거론

확인서 징구 65건…내부통제·징계, 수의계약·경비 기준 위반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중앙회·농협재단 특별감자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 두 기관에서 공금이 부적정하게 사용된 것으로 파악돼 해당 사안을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했다. ⓒ챗GPT

농협중앙회·농협재단에서 공금이 ‘사건 대응 비용’으로 흘러간 정황 등 위법 소지 사안이 포착됐다.


농협중앙회는 임직원 형사사건 변호사비로 공금 약 3억2000만원을 지출한 의혹이 제기됐고, 농협재단은 공금 부적정 사용으로 업무상 배임 소지가 거론됐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농협중앙회·농협재단 특별감사 중간 결과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해당 2건을 추가 증거 확보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사안으로 보고 지난 5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두 사안 모두 2025년 발생한 사항이다. 농식품부 측은 수사 착수 여부는 수사기관 판단 사항이라며 구체 사항은 제한적으로 설명했다.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감사단 내부에서도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고발 심의 생략·징계 느슨…즉석 성과보수만 1억5700만원 달해


이번 감사에서는 내부통제와 징계 체계가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농협중앙회는 임직원 범죄행위는 고발이 원칙인데도 고발 제외 여부를 심의해야 하는 인사위원회를 열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2022년 이후 징계 21건 가운데 범죄 혐의가 있는 6건은 인사위원회를 열지 않았고 고발도 하지 않았다.


성희롱 등 비위행위 징계를 다루는 인사위원회는 내부 직원으로만 구성돼 운영되기도 했다. 또 여성 위원이 포함되지 않은 채 운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농협중앙회 이사회 운영에서도 통제 장치가 느슨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제15차 이사회에서 특별성과보수를 1인 즉석 안건으로 상정해 부회장과 집행간부 등 11명에게 총 1억5700만원을 지급했다. 지급 사유와 금액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의결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회원조합 감사 라인에서도 ‘징계는 약하게’ 처리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조합감사위원회가 회원조합 감사 결과 문책사항은 징계심의회에 부의해 징계 수위를 정해야 하는데 74건은 징계심의회에 올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211건은 징계가 아닌 주의처분으로 정리됐다고 했다. 조합장에게 처분한 경징계 27건 가운데 최소 6건은 성희롱과 업무상 배임 등 중징계에 해당할 소지가 있는데도 낮은 수위로 처리됐다.


조합감사위원회 인사 독립과 관련해서도 농식품부는 조합감사위원장에게 인사권이 있는데도 승진과 전보 서열을 전무이사에게 보고하고 인사부서가 승진 규모를 검토·조정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 특별감사 중간 결과에서 농협중앙회·농협재단의 내부통제와 공금 집행 관련 부적정 사례가 확인됐다. 사진은 농협 계열 은행 영업점 창구 모습. ⓒ챗GPT
수의계약 622억원·숙박비 상한 초과…무이자자금 ‘특정 조합 쏠림’


자금과 경비 집행에서도 기준 미준수 사례가 줄줄이 나왔다.


농협중앙회 무이자자금 지원이 2023년 12조원에서 2024년 13조원으로 1조원가량 늘어난 가운데 지원이 특정 조합에 집중된 흐름이 확인됐다. 일반조합 평균 지원액이 113억에서 121억7000만원으로 7.6% 늘어난 반면 이사조합은 143억2000만원에서 181억원으로 26.3% 증가했다.


해외출장 숙박비도 도마에 올랐다. 숙박비 상한을 1박 250달러로 두고도 특별한 사유를 명시하지 않은 채 상한을 넘겨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5차례 해외출장 모두 상한을 초과했고 1박당 50만~186만원을 넘겼다. 초과 집행액은 총 4000만원 규모다.


업무추진비 공개도 중앙회장 업무추진비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개 대상인데도 비서실에 카드가 배정됐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계약 분야에서는 폐쇄적 수의계약 관행도 이번 감사에서 지적됐다. 농협중앙회가 계약규정상 일반경쟁입찰이 원칙인데도 퇴직자 단체가 출자한 특정 용역업체와 경비와 운전 인력 등을 관행적으로 수의계약했다.


특정 컨설팅업체와는 상시 경영자문 성격으로 보이는 계약을 제한경쟁입찰로 반복 체결한 정황도 제시됐다. 2023년 5월과 2025년 5월 두 차례 계약이 모두 기간 2년과 금액 15억8400만원으로 동일 조건이라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농협재단 계약 방식도 문제로 제시됐다. 2022년 1월부터 2025년 9월까지 물품구매와 공사 등 계약 87건 가운데 86건이 수의계약이었고 금액은 622억원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농협 관련 회사와의 수의계약은 55건이고 금액은 599억원으로 제시됐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 특별감사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추가 감사 38건·개혁 추진단 1월 구성…후속 입법 예고


농식품부는 특별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65건은 확인서를 징구했다. 농협중앙회 43건이다. 농협재단 22건이다. 농식품부는 처분 사전통지와 이의신청 등 절차를 거쳐 감사 결과를 최종 확정하고 공개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반복 비위를 막기 위해 농협중앙회와 회원조합의 인사·운영 투명성을 확대하고 내부감사와 견제 기능을 정상화하며 정부 관리·감독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가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농업계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칭) 농협 개혁 추진단’도 1월 중 구성해 감사로 발굴한 과제를 논의하고 후속 입법을 준비한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이번 감사는 단순하게 어떤 행위의 일탈만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비위 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제도 개선이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지속 검토해 후속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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