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대규모 AI 투자, 실패도 많을 것
금융위 '위험 감수해 모험자본 공급'
금감원 '사전 예방적 소비자 보호'
'굿캅 배드캅'으로 교통정리 이뤄져야
서울 이디야 한 매장에서 점원이 픽업대에 음료를 올려놓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이재명 정부 금융정책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가 생산적 금융이다. 부동산 시장에 쏠려있던 유동성을 주식시장으로 끌어와 잠재력 높은 기업들의 성장을 촉진하고, 과실을 국민이 함께 나누자는 취지다.
생산적 금융과 연계해 정부가 반도체, 자동차를 이을 한국 대표 산업으로 인공지능(AI)을 꼽은 만큼, 관련 분야 투자 성과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모험자본 활성화를 강조하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인가, 법 개정 등으로 금융투자업계 운신 폭을 확대해 주고 있다.
특히 모험자본 공급 의무 비율까지 설정해 자본시장에 대한 실질적 기여를 독려하고 있다.
AI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 세계적 경쟁이 본궤도에 오른 만큼, 우리도 단기간 내 투자를 집중해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한다.
규모와 속도를 추구하면 자연스레 따라붙는 단어가 부작용이다. 과거 닷컴 버블이 그랬듯 최근 주식시장에선 AI 거품론이 주요 화두 중 하나다.
대규모 자금의 신속한 투입은 유니콘 기업을 낳겠지만, 그 과정에서 투자금이 휴짓조각으로 전락하는 일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생산적 금융, 모험자본 활성화와 함께 예방적 금융소비자 보호도 주문하고 있다. 소비자 피해가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상품 설계 단계부터 소비자 중심적 사고를 가져달라는 취지다.
한쪽에선 금융위가 모험자본 활성화를 강조하며 업계 등을 떠밀고 있고, 다른 한쪽에선 금융감독원이 달릴 채비 중인 업계에 눈을 부라리는 모양새다.
이따금 현장에서 발생하는 불완전판매 등에 대한 근절 노력은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소수 피해자 사후구제'에서 '사전 예방적 소비자 보호'로 전환해야 한다는 감독당국 방침도 소비자 입장에선 바람직하다.
다만 소비자 보호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투자 규모 및 속도에 제약 요인이 돼선 안 된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으로 요약되는 모험자본 특성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AI 투자 성과를 빠르게 거머쥐어야 하는 우리나라 현실까지 감안하면, 금융당국 기조에 대한 정부 차원의 교통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금융당국이 '굿캅 배드캅'으로 역할을 나눠야지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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