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디즈니·픽사 제치고 골든글로브 2관왕…‘어쩔수가없다’ 수상 불발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1.12 13:42  수정 2026.01.12 13:44

한국계 매기 강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미국의 대표 시상식인 골든글로브 어워즈에서 2관왕에 오르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케데헌’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 영화상과 최우수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뉴시스

이날 애니메이션 영화상 부문에서는 ‘주토피아 2’, ‘엘리오’,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아르코’, ‘리틀 아멜리’ 등 쟁쟁한 후보작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디즈니·픽사의 신작들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오는 3월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가능성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트로피를 받은 매기 강 감독은 “트로피가 정말 무겁다”며 “한국 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이야기가 전 세계 관객과 공감할 수 있다고 믿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 작품을 통해 여성 캐릭터를 강하고 당당하면서도, 우스꽝스럽고 괴짜 같고, 음식을 갈망하고 때로는 목말라하는, 우리가 아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리고 싶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사운드트랙 ‘골든’(Golden)은 최우수 주제가상까지 거머쥐며 작품의 성과를 더했다. 해당 부문에는 ‘아바타: 불과 재’, ‘씨너스: 죄인들’, ‘위키드: 포 굿’, ‘트레인 드림스’ 등이 후보로 올랐으며, ‘케데헌’은 수상 유력작으로 꼽혀왔다.


주제가상 시상 무대에는 가수이자 작곡가인 이재가 올라 감격의 소감을 밝혔다. 이재는 “어린 시절 ‘아이돌’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10년간 노력했지만, 목소리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좌절을 겪었다”며 “그 시간을 견디기 위해 음악에 의지했고,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노래가 많은 이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족과 약혼자에게 감사를 전하며 한국어로 “엄마, 사랑해요”라고 말해 현장의 박수를 받았다.


‘케데헌’은 앞서 열린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도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하며 이미 2관왕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시상식에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작품상, 남우주연상(이병헌), 외국어영화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다.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작품상은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남우주연상은 ‘마티 슈프림’의 티모테 샬라메, 외국어영화상은 ‘시크릿 에이전트’가 수상했다.


드라마 영화 부문 작품상은 클로이 자오 감독의 ‘햄넷’이 차지했으며,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은 각각 와그너 모라와 제시 버클리에게 돌아갔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감독상과 각본상을 포함해 총 4관왕에 올랐다.


1944년 시작된 골든글로브 어워즈는 영화와 TV 부문을 나눠 시상하는 할리우드의 주요 시상식이다. 한국 콘텐츠는 이 시상식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2020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 최초의 기록을 세웠고, 2021년에는 한국계 감독 정이삭의 ‘미나리’가 같은 부문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어 2022년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배우 오영수가 TV 시리즈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한국 배우 최초의 골든글로브 연기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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