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벗고 하메네이 사진 태워 '담뱃불'로… 이란 시위 '저항 아이콘' 떠올라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6.01.13 07:28  수정 2026.01.13 07:37

정치·종교적 권위 맞서는 '반정부 시위' 일환

J.K 롤링 ‘담뱃불 여성’ 캐리커처로 연대 표시

한 젊은 여성이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진을 불태워 담뱃불을 붙이는 모습. ⓒ 엑스(X) 캡처

히잡을 벗고 검은 머리칼을 드러낸 젊은 여성이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진을 불태워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이란 반정부 시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관련 동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뒤 SNS에는 히잡을 벗거나 지도자 사진을 불태우는 유사 영상들이 잇따라 올라오며 저항의 상징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한 이란 젊은 여성은 하메네이의 사진에 불을 붙여 담배를 피우는 쇼츠(짧은 동영상)가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AI)으로 조작된 영상이라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여성은 곧바로 전체 영상을 공개하며 이를 정면 반박했다.


시작은 캐나다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이다. 35초 길이 영상 속 여성은 흰색 패딩을 입은 채 하메네이 사진에 불을 붙이고, 불꽃이 피어오르자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갖다 댔다. 이어 불탄 사진을 바닥에 버린 뒤 손가락 욕설을 했다.


이후 SNS에는 비슷하게 따라 한 유사한 사진과 영상이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 이란 혹은 이란계 추정 여성들이 히잡을 벗은 채 어깨나 배꼽 등 신체 일부를 드러내고 담뱃불로 하메네이의 사진을 태우는 모습이었다.


이슬람 율법이 국법인 이란에서는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는 것과 최고 지도자 사진을 불태우는 행위는 이란에서는 모두 중대한 범죄로 여겨진다. 공공장소 흡연도 마찬가지다. 세 가지를 한꺼번에 선보인 해당 영상은 하메네이 정권의 정치적 권위, 여성에게 더 엄격한 종교적 규범에 동시 저항하는 의미로 해석됐다.


영상을 접한 다른 여성들도 X 등 SNS에 담배 피우는 사진을 올리며 연대의 뜻을 보내고 있다. 유로뉴스는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2000명 넘게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 이란 정권의 폭력적인 대응은 이란 여성들의 결의를 약화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자유를 위한 그들의 투쟁을 더욱 급진적인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 작가인 J K 롤링 등 유명 인사의 언급도 이어지고 있다. 롤링은 11일 자신의 X에 관련 캐리커처를 공유하며 “인권을 옹호한다면서 이란의 자유 투쟁에 입을 닫고 있다면 당신의 정체는 뻔하다”고 썼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또한 롤링의 게시물을 인용하며 “사실이다(True)”라는 짤막한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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