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는 제명, 장경태는 침묵…'정청래 체제'의 징계 셈법 [1/15(목) 데일리안 출근길 뉴스]

이정희 기자 (jh9999@dailian.co.kr)

입력 2026.01.15 06:00  수정 2026.01.15 06:00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2일 자신을 성추행 의혹으로 고발한 고소인을 무고 및 폭행 등으로 고소·고발하기 위해 서울경찰청 민원실을 방문한 뒤 나와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기는 제명, 장경태는 침묵…'정청래 체제'의 징계 셈법


각종 비리 의혹에 휩싸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제명으로 정리된 반면, 성비위 의혹을 받는 장경태 의원에 대한 윤리감찰단 조사는 두 달 가까이 결론 없이 이어지고 있다. 당의 대응이 극명하게 대비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제명 처분을 받았다. 한동수 윤리심판원장은 "징계 시효의 완성 여부,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의 안건에 대해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징계 사유로는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 쿠팡 임원과의 70만원 상당 오찬, 공천 헌금 수수 의혹 등이 제시됐다.


김 전 원내대표는 윤리심판원 회의에 직접 출석해 대부분의 의혹이 3년의 징계 시효를 넘겼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윤리심판원은 시효가 지나지 않은 일부 사안들만으로도 최고 수위의 징계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같은 의혹 외에도 아들의 대학 편입 및 취업 청탁, 아내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사적 유용 등 13건의 의혹을 받고 있다.


반면 장경태 의원에 대한 윤리감찰단의 조사 결과는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장 의원에 대한 조사는 지난해 11월 말 시작됐으나 아직까지 결론이 나오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해 당의 징계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누가 어느 진영에 속해 있느냐'가 징계의 속도와 수위를 가르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장 의원은 이른바 '친청(친정청래)계'로 분류된다. 이재명 대표 시절 수석최고위원이었던 정청래 대표와 함께 최고위원을 지내며 호흡을 맞췄고, 정 대표 취임 이후에는 당원주권정당특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민주당을 탈당한 강선우 무소속 의원 역시 친청계 인사로 꼽힌다. 강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받고 공천을 약속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되며 공천 헌금 수수 의혹에 휘말렸다.


이 녹취는 김 전 원내대표 측이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김 전 원내대표가 위기에 몰리자 '물귀신 작전'을 펼쳤고, 이 과정에서 그의 '버티기 전략'이 당 이미지를 훼손하자 지도부가 제명으로 방향을 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김 전 원내대표 제명 결정과 관련해 "강 의원에 이어 꼬리자르기 수순에 들어간 것 같다"며 "장 의원에 대한 징계는 도대체 어떻게 돼가고 있는 것이냐. 시중에서 장 의원이 정 대표와 가장 가까운 최측근이기 때문에 손대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그게 사실인지 국민께 답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윤리감찰단의 조사가 사실상 한계에 이르렀다며, 수사기관의 판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조사와 징계가 신속하게 이뤄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장 의원과 피해자) 양 측의 주장에 대한 철저하고 면밀한 윤리감찰단 차원의 조사는 마무리된 것으로 안다"며 "다만 양측 주장이 워낙 팽팽한 상태여서 윤리감찰단으로서는 어떤 결론에 이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리감찰단이 더 이상 조사를 진행할 수 없는 수준이라서 수사기관의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추호도 장 의원을 감싸는 자세로 임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전 원내대표가 재심을 신청함에 따라 징계 절차는 이달 말쯤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 지도부는 재심 청구가 당헌·당규에 보장된 절차인 만큼,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대표의 긴급징계권은 행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날 김 전 원내대표의 자택과 지역구 사무실,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등 6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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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갈등' 없다지만…與 강경파에 흔들린 李정부 '검찰개혁'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 핵심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의 베일이 공개됐지만, 여당 강경파와 지지층을 중심으로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입법예고한 법안을 뜯어보면 사실상 '제2의 검찰청'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당내 일부에선 수사 기관 간 견제와 인력 등 현실적인 문제를 정부가 고심해 내놓은 안이라며 과도한 비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충남 당진시 백석올미마을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중수청·공소처법 입법 구상에 대해 "지금은 정부 입법예고 기간이고 앞으로 2주간 동안 의견을 모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면 (법안이) 국회로 온다"며 "다시 숙의 기간을 거쳐 중수청법은 행안위, 공소청법은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논의되고, 여기서 수정·변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입법 예고한 중수청·공소처법이 '제2의 검찰청'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논의를 거쳐 수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 역시 국회로 넘어올 정부 법안에 대해 수정 기회가 "본회의 수정안까지 포함해 5~6차례 있다"고 밝혔다.


당이 문제를 삼고 있는 정부안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지난해 10월부터 검찰개혁 후속조치로 마련한 것이다. 단순히 총리실 자체에서 만든 것이 아닌, 국무조정실을 비롯해 기재부·법무부·행안부·인사처·법제처 등 관계기관이 검토한 안이다. 쟁점이던 '공소청 보완수사권'은 결론을 내지 않고 추후 논의하기로 했지만, 논란은 중수청 조직 이원화에서 불거졌다.


정부안에 따르면, 중수청 조직은 이곳에 합류하는 검사들이 주로 맡게 되는 '수사사법관'과 '일반 전문수사관'으로 나눠진다. 수사사법관은 '변호사 자격을 가진 자'로 한정되는데, 여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이 이원화가 검사와 수사관으로 나뉜 현행 검찰 조직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현재는 당 주류의 입장으로 치부되고 있다. 이 밖에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명확하게 명시하지 않은 것과 9대 범죄 수사 범위 포함에 따른 국가수사본부 위축 등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다 보니 당내에선 "전체가 모두 문제가 있다"며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정부의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을 두고 갈등이 노출된 것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 간 설전이 영향을 미쳤다. 김용민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 장관을 향해 "개혁안을 만드는 조직에 검사들도 들어가 있다. 개혁을 방해하는 세력이 개혁안을 만든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안에 대한 비판은 당시 김 의원뿐만 아니라, 여권 소속 법사위원 대부분이 문제를 삼았으며 전면 재수정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정 장관은 여당의 지적에 "검찰 전체가 다 나쁘다거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재명 정부의 검찰은 과거와는 다르며, 지금 (검찰개혁추진단에) 나가 있는 검사들도 기득권을 유지하려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두고 "검사들에게 둘러싸여 따라가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정부안에 대한 의심은 고조됐다.


'제2의 검찰청' 의심을 키운 핵심 사안은 정부안 중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나뉘는 중수청의 이원화 구조다. 수사사법관이 검사, 전문수사관이 수사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인데, 결국 9대 범죄 수사에 우선권이 있는 중수청을 다시 검찰 출신들이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검찰개혁안을 두고 당내 반발이 연일 지속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가 당의 의견을 수렴하라며 중재에 나섰다. 그러자 정 대표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입법의 최종 권한과 책임은 국회에 있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검찰개혁안은 당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고 정부안을 수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해체와 수사·기소권 분리라는 대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당의 반발을 키운 측면이 있지만, 강성 지지층 역시 이 사태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이날 강성 지지층을 달래기 위해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당에서 충분하게 토론하는 과정에서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썼다. 그러자 댓글에는 "이제야 속이 풀린다" "당대표 말고 믿을 게 없다" "정부안 싹 없애고 민주당 안으로 하라" 등 응원이 쇄도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에서 내놓은 개혁안이라는 점에서 당이 과도하게 비판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 일부에서도 정부안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정부가 숙고해 만든 안인 만큼 비난보단 합리적인 안을 도출하기 위해 조율에 힘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욱이 쟁점인 중수청 수사 구성 문제 역시 중수청 기관 안착과 인력 부족 해결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임에도 강경파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김영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부도 이 법안을 만들면서 검찰의 정치적인 수사, 이런 부분을 막겠다는 부분도 있지만 형사사법 체계의 안정성이 필요한 것 아니냐"라면서 "만약에 그 시기에 수사가 암장이 되거나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았을 때 그로부터 오는 거대 범죄에 관한 수사, 그리고 여러 범죄 암장 등 문제들을 우리가 어떻게 예방할 것인지도 같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검찰에 탄압을 받은 이재명 정부가 만든 안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며 "수사사법관이 선발되도 중수청이라는 신설 기관에 인사 체계와 지휘 부서 모두 달라지는데, 공소청과 공모해 무엇을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검사 없이 현재 사법 제도가 돌아가지 않으며 인력 문제에 봉착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아무 경험도 없는 사람을 새로 뽑아서 쓸 수 없기 때문에 대안이 없는 것"이라면서 "정부 입장에선 상당히 고심 끝에 내놓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은 15일 본회의 전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정부가 공개한 중수청과 공소청 설치 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충분하게 토론하고, 수사·기소 분리라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수정하겠다"라는 입장이지만, 당내 의원들이 반대 의견을 드러내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경파가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고 목소리를 키우는 상황에서 자칫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어쨌든 정리가 될 사안은 맞지만, 문제는 지지층의 분위기가 격양된 탓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보인다"며 "큰 틀에선 모두 검찰개혁을 공감하지만, 세부 사안을 두고선 이견이 있는 만큼 약간의 입장 차이는 자연스럽게 받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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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강사' 현우진·조정식, 현직 교사에게 최대 1.8억 주고 문항 거래


'일타강사' 현우진 씨가 문항 제공 대가로 교사 1명당 최대 약 1억8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유명 영어 강사인 조정식 씨는 출간되지 않은 EBS 교재 문항을 집필진으로부터 미리 받아본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현 씨와 조 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메가스터디 수학 강사인 현 씨는 2020∼2023년 현직 교사 3명에게 수학 문항을 제공받는 대가로 총 4억2000여만원을 송금했다.


검찰은 현 씨가 경쟁 사교육업체들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교직 경험과 EBS 교재 집필 경험 등 문제 출제 역량을 갖춘 현직 교원들로부터 문항을 공급받기로 마음먹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현 씨는 현직 사립고 교사 A씨가 제작한 수학 시험 문항을 제공받는 대가로 2020년 3월부터 2023년 5월까지 A씨에게 총 1억6777만원을 송금했다. 또 다른 사립고 교사 B씨로부터도 문항을 제공받고 1억7909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2020년 3월부터 2023년 6월까지 현직 교사 C씨에게도 수학 시험 문항 제작 대가로 7530만원을 배우자 명의 계좌로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메가스터디 유명 영어 강사로 있는 조 씨는 2021년 1월~2022년 10월까지 현직 교사들에게 영어 문항을 제공받는 대가로 8351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조 씨가 아직 출간되지 않은 EBS 교재를 현직 교사들로부터 받아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업무상 배임 교사 혐의도 적용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조 씨는 2021년 1월 자신의 강의 교재 제작업체를 설립한 D씨에게 "수능특강 교재 파일이 시중에 안 풀렸는데, (현직 교사) E씨로부터 미리 받아달라"는 취지로 제안, 출판 전인 '2022학년도 수능특강 영어독해연습' 교재 파일을 넘겨받았다.


해당 교재 집필진으로 참여했던 교사 E씨는 'EBS에 제공한 문항을 타 출판사 등 제3자에게 제공하면 안 된다'는 집필약정서와 보안서약서를 작성했음에도 D씨에게 카카오톡으로 '2022학년도 수능특강 (영어독해연습) 정답', '2022학년도 수능특강 (영어독해연습) 본문' 등의 파일들을 전송했다.


공소장에는 대형 입시학원인 시대인재의 모회사 하이컨시와 강남대성학원 계열사인 강남대성연구소가 2020∼2023년 교사들과 문항을 거래한 정황도 담겼다. 수능 모의고사와 내신 출제 문항 등을 받는 대가로 계약을 맺은 교사들에게 시대인재 측은 7억여원, 대성학원 측은 11억여원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현 씨는 기소 사실이 알려지자 "현직 교사 신분인 EBS 저자와 문항 거래를 한 것은 맞지만, 문항 공모, 외부 업체를 포함해 다양한 문항 수급 채널 중 하나였을 뿐 교사라는 이유로 프리미엄을 지급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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