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오자마자 국내정치 시험대…'이혜훈 리스크·검찰개혁' 부담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6.01.16 04:00  수정 2026.01.16 04:00

외교 성과 강조 속 정치권 내부 분열 경계

靑 "청문회 지켜본다"…이혜훈 관망 모드

"국익 앞에 분열 안 돼…李, 여야 협조 촉구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박 2일간의 일본 방문을 끝으로 신년 외교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하자마자 국내 정치의 복잡한 시험대에 올랐다. 한중·한일 정상외교를 비교적 무난하게 정리했다는 평가 속에서도, 대통령의 시선은 곧바로 인사 논란과 검찰개혁, 여야 갈등이라는 국내 정치의 난제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 내부가 분열하고 반목한다면 외풍에 맞서 국익을 지킬 수 없고, 애써 거둔 외교 성과조차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여야를 향해 초당적 협력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연초 외교 성과를 강조하는 동시에, 국내 정치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국정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연초부터 중남미와 중동 등을 중심으로 세계정세가 소용돌이치고 있다"며 "국제 질서의 불확실성이 증폭될수록 역내의 평화와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의 한중·한일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경제·문화 협력의 지평을 넓히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발언의 방점은 외교 성과 자체보다는 이를 지탱할 '국내 정치의 역할'에 찍혔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같은 메시지가 단순한 통합 호소를 넘어, 최근 불거진 정치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과 고민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가장 직접적인 부담 요인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다. 여권 내부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사퇴 요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국회 인사청문회가 국민 검증의 과정이라며 한발 물러선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문회 과정을 지켜보고, 그리고 국민의 평가를 지켜볼 것"이라며 "청와대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는 19일 예정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뒤 이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최종 판단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지지율이 현재까지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는 점도 청와대가 즉각적인 결단 대신 '관망 모드'를 택한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시간을 끌수록 인선 리스크가 누적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검찰개혁 역시 이 대통령이 피해 갈 수 없는 또 하나의 시험대다.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를 골자로 한 개편안이 공개된 이후 여당 내부에서도 속도와 방식에 대한 이견이 표면화됐다. 특히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유지 여부와 중수청의 권한 배분 문제를 둘러싸고 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이 대통령은 최근 당에 '충분한 논의와 숙의'를 주문하고 정부에는 당 의견을 수렴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개혁 드라이브를 잠시 늦추더라도 내부 균열을 최소화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강조한 '내부 분열' 경계 메시지는 검찰개혁 국면을 직접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여권 관계자는 "개혁의 방향성 자체를 바꾸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정치적 충돌 비용을 계산하는 단계로 넘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현안도 대통령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광역단체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한 채 지역 반발에 부딪히고 있고, 환율 변동성 확대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역시 정부의 정책 대응을 시험하고 있다. 외교 무대에서는 '실용'을 강조했지만, 국내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조정 능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외교 성과를 발판 삼아 국정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구상이 국내 정치의 복잡한 현실 앞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인선 문제와 검찰개혁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이 대통령이 강조한 실용 외교 역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갈림길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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