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 경구용 비만약 오포글리프론 출시 예고
하루 5달러, 한 달 149달러 수준으로 가격 책정
FDA 우선 심사 바우처 확보로 승인 절차 단축
경구용 비만 치료제 관련 이미지. AI 이미지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가 하루 음료 한 잔 가격의 먹는 비만약 출시를 예고했다. 릴리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 ‘오포글리프론’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이후 빠르게 출시 국가를 늘려 고가의 주사제 중심이었던 시장을 ‘대중적인 장기 관리’ 모델로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의 다니엘 스코브론스키 연구개발·제품 총괄 책임자는 미국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첫날 ‘경구용 마운자로’로 불리는 오포글리프론을 하루 5달러(약 7000원), 한 달 149달러(약 21만원) 수준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 주사형 치료제의 높은 가격 장벽을 허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스코브론스키 책임자는 “우리는 이 약을 만들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소비자들은 스타벅스 커피 한 잔 가격으로 비만을 관리할 수 있게 하겠다”고 자신했다.
릴리는 오포글리프론이 경쟁사인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와(위고비) 비교해 압도적인 편의성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엄격한 공복 상태와 복잡한 복용 규칙이 필요한 알약 위고비와 비교해 오포글리프론은 음식이나 물 섭취, 복용 시간에 제한이 없는 저분자 기반 약물이라는 것이다.
릴리는 이미 체중 감량에 성공한 환자들이 주사 대신 알약을 먹으며 체중을 유지하는 ‘유지 치료’ 옵션으로도 오포글리프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릴리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 시장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출시와 동시에 주요 국가로 판매 지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릴리는 오포글리프론은 지난해 4분기 미국 FDA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일반적으로는 신약 심사에 10~12개월이 소요되지만 릴리는 FDA로부터 우선심사 바우처(CNPV)를 확보해 승인 절차가 크게 단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루 5달러라는 가성비 경구용 비만 치료제 등장은 각국 보건 당국의 정책에도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그간 비만 치료제는 높은 약가로 인해 보험 적용이 제한적이었으나 저렴한 경구제가 보급되면서 비만을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장기 관리형 만성질환’으로 편입해 급여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빅파마의 대량 생산·공급 체계가 갖춰짐에 따라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단순한 GLP-1 계열의 추격을 넘어 ▲차별화된 기전 ▲복합 치료 전략 ▲심혈관 질환 동시 겨냥 등 독자적인 파이프라인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바이오협회 경제연구센터는 “오포글리프론의 등장은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경쟁 구도를 넘어 정책·보험 체계, R&D 전략, 제약 산업 유통 구조 전반에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 제품이 출시될 경우 비만 치료는 고가약 중심의 제한적 시장에서 보다 대중적이고 장기 관리 중심의 영역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