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 촉구한 장동혁, 단식 6일째
與 지지자, 단식사진 놓고 조리 돌림
鄭, 李 단식 땐 "비인간적 여당" 일갈
김형주 "張, 죽으면 좋고…" 극언까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공천헌금 의혹 등 이른바 '쌍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곡기를 끊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건강이 최고다"라고 조롱했다. 이재명 당대표 단식 때 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비인간적"이라고 말했던 과거와 대비된다.
나아가 친여(親與)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단식으로 기력이 쇠한 장동혁 대표 사진을 올려 조리돌림을 가하고 있다. 민주당 인사 중에선 "죽으면 좋겠다"는 망언까지 등장했다. 상대의 고통을 조롱의 콘텐츠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개탄이 나온다.
장동혁 대표가 무기한 단식에 나선지 엿새 째인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청래 대표의 지지층이 모인 딴지일보에는 장 대표의 단식 사진을 올리고 이를 조롱하는 게시물이 상당량 게재됐다. 딴지일보는 강성 친여 성향 유튜버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이같은 게시물은 전날 정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식 중인 장 대표에 "밥은 먹고 싸우라"고 냉소한 뒤 작성됐다.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23년 9월 5일 오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단식 6일차를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이같은 정 대표의 조롱성 발언은 과거 이재명 대표 단식 과정에서 여당이던 국민의힘을 향해 가했던 비판과 대비된다. 당시 쌍방울 대북송금 혐의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8월 31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 파괴를 막기 위해 무기한 단식투쟁을 하겠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체포안 표결을 피하기 위한 단식쇼'라는 지적이 나왔었다.
이에 당시 최고위원이던 정 대표는 당해 9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YS(김영삼 전 대통령)·DJ(김대중 전 대통령) 단식, 야당 지도자가 단식할 때는 의례적으로라도 정부·여당이 걱정하는 척이라도 하고 때로 극적 타협이 이뤄지기도 하는데, 오히려 야당 대표의 단식을 조롱하고 폄훼하는 이런 비인간적인 정권은 처음 본다. 단식의 신뢰성까지 의심하며 조롱·비난·공격까지 해댄다"고 국민의힘을 비난했다.
그러자 이틀 뒤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 대표께서는 건강을 해치는 단식을 중단하시길 정중히 요청한다. 의료진도 단식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고 전해진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이 대표 단식 중단 요청이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다만 김 당시 대표는 이 대표를 직접 만나진 않았다.
이 대표 단식 시절 국민의힘을 향해 '비인간적'이라고 일갈하던 정 대표는 현재 야당이 된 국민의힘과 그 대표를 향해 "윤석열 사형 구형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반성도 없이 그냥 밥을 굶는다. 최소한의 반성도 없이 몽니를 부리는 단식 쇼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참으로 생뚱맞고 뜬금없다. (장 대표의 단식은) 단식투쟁이 아닌 '투정'"(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이라고 쏘아붙이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 단식농성장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설상가상 민주당 소속의 전직 국회의원은 장 대표의 단식과 관련해 '죽음'을 언급했다. 김형주 전 민주당(前 열린우리당) 의원은 전날 한 유튜브 채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장 대표 단식장 방문 가능성에 대해 "끝까지 단식하게 해서 소금 먹고 물 빠져서 거의 기절초풍하고 병원에 실려 가고 난 다음에 죽으면 좋고. 거기서 깨어나서 손 좀 잡아주쇼 하면 그때 가면 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아직은 팔팔하니까 조금 있다가 가라는 것이냐'라고 하자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에게) 할 말도 없는데 가서 무슨 이야기를 하란 말이냐"라며 "의식적으로 가시적으로 이 기간에 자기정치한다고 욕먹을 수 있다. (그러니까 한 전 대표가) '나는 장동혁이 죽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안 간다'(라고 생각하는) 이게 더 솔직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민주당 인사의 극언에 국민의힘에서는 '인륜에 대한 조롱'이라고 비판했다. 이충형 대변인은 '단식 앞에 죽음을 입에 올리는 정치, 민주당 문화에는 인간적인 금도가 없나'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정청래 대표가 야당 대표의 단식을 조롱한 데 이어, 이번엔 김형주 민주당 전 의원이 '죽으면 좋다'라고 말했다"며 "상식을 가진 국민의 귀를 의심케 한다"고 했다.
이어 "정 대표가 이미 장 대표의 단식에 대해 '단식 투정' '단식 쇼'라고 조롱하고 폄훼한 바 있다. 이제는 죽음이라는 단어까지 입에 올리는 민주당의 정치문화는 정치적 입장을 넘어 인도적인 문제까지 낳고 있다"며 "제1야당 대표의 처절한 단식 앞에서 죽음을 농담처럼 말하고 조롱한다면 정치는 비정한 권력의 영역일 뿐"이라고 개탄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곡기를 끊는 결기마저 정치적 계산기로 두드리고 상대 고통을 조롱의 콘텐츠로 소비한 것"이라며 "살모사가 어미를 먹고 자라듯, 상대의 인격을 씹어 삼켜야만 생존할 수 있는 비정한 약육강식의 정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요즘 정치엔 사람은 없고 사냥만 남았다"고 씁쓸해했다.
한편 장 대표는 단식 엿새째인 20일 페이스북에 자필로 글을 올려 "단식 엿새째, 민주당은 미동도 없다. 이제 더욱 분명해졌다. 정권이 흔들릴 정도의 부패가 있는 것"이라며 "내가 버틸수록 그 확신은 강해질 것이다. 민주당은 이 순간에도 자백을 반복하고 있다. 국민의 심판은, 국민의 특검은 이미 시작됐다"고 적었다.
장 대표는 민주당을 향한 쌍특검법 관철을 위해 지난 15일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국회 로텐더홀을 떠나지 않고 임시로 설치한 텐트에서 24시간 생활하고 있다. 물을 조금씩 마시는 것 외엔 음식물을 일절 입에 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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