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네 번째 부동산 대책 예고했지만 실효성 의문
작년 잇단 규제·공급 대책에도 서울 집값 과열 계속
임대차 시장도 불안…전세대란에 무주택 서민 불똥
규제 일변도 정책 전환 및 현실성 있는 공급책 마련돼야
ⓒ데일리안 DB
국토교통부가 연초부터 주택공급추진본부를 본격 출범시키고 네 번째 부동산 대책인 추가 공급 대책을 예고하고 있지만 대책 발표 전부터 회의적인 분위기가 팽배하다.
유휴부지와 노후청사 활용, 그린벨트 해제 등 역대 정부들의 실패한 정책을 재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이마저도 발표 시기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말 서울 등 핵심 입지에 공급 물량을 구체화해 대책을 발표하고자 했으나 그 시기가 해를 넘기더니 이젠 이달 말에서 늦으면 다음 달로 미뤄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자체 및 관계부처 간 내부 협의 과정이 순탄치 않다는 점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례로 국토부는 공급 대책에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서울시와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물량을 비롯해 정비사업 관련 규제 완화 등 여러 사안에 이견을 보이며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가 취재 중 만난 몇몇 전문가들은 “차라리 공급대책을 발표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설익은 대책들은 되레 부동산 시장 불안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 후부터 세 차례에 걸쳐 발표된 부동산 대책들은 널 뛰는 서울 집값과 불안심리를 잡지 못했다.
정부는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까지 제한하는 6·27 대책을 발표하고 9·7 대책으로 5년간 수도권에서 135만가구를 착공하겠단 공급 청사진을 내놨다. 과열된 수요를 일시적으로 억누른 후 공급 시그널로 시장 안정화를 꾀하기 위한 조치였으나 공공 중심의 공급대책은 시장에 실망을 안기며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결국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는 전방위적인 규제에 나섰지만 서울 집값 상승세를 멈추진 못했다.
올해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이 오른다는 전망과 함께 임대차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질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10·15 대책 발표 후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던 국토부 입장과 달리, 입주물량 감소에 실거주 중심의 부동산 규제가 겹쳐 전세매물은 줄고 전월세 비용은 증가하는 부작용이 현실화되고 있다. 매매시장엔 발조차 들이지 못한 무주택 서민들로서는 억울하기만 한 얘기다.
이같이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 속에서 정부는 부동산 규제와 함께 불법행위 근절에 칼을 빼든 모습이다. 주택 취득을 위한 자금 출처를 까다롭게 들여다보고 주기적으로 적발된 행위들을 낱낱이 알리며 연일 강력한 처벌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기자의 눈엔 부동산 시장 교란을 차단하고자 불법행위를 일벌백계하겠다는 정부의 태도가 어쩐지 조급한 속내를 드러내는 것처럼 보인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 처방이 적절히 이뤄져 시장 안정화에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면 불법행위가 판을 치지는 않았을테니 말이다.
주택공급은 단기적으론 묘수를 찾기 어려운 문제다. 규제 처방도 장기간 지속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번에도 설익은 대책을 반복한다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라도 과도한 규제를 바로잡고 주택공급을 위한 현실적인 로드맵이 마련돼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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