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터',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추격과 배신의 연속 [볼 만해?]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1.26 09:02  수정 2026.01.26 09:03

배우 셋의 연기와 장소의 압박감이 주는 긴장감…감정 환기 없이 조여와 피로하게 느껴질 수도

영화 '시스터'는 한 공간에 갇힌 세 사람이 서로를 의심하며 공조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밀실 스릴러다. 반복되는 배신과 폭력, 추격전에 시작부터 끝까지 불안을 늦출 수 없는데, 쉬는 구간 없이 휘몰아치는 긴장감과 자극은 흥미 유발보다 오히려 몰입도를 떨어뜨리기 쉽다.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공간 자체가 크지 않으니 인물들의 얼굴이 거의 전부가 된다. 그래서 배우 셋의 컨디션이 곧 영화의 컨디션이다. 어색한 연기 구멍이 없다는 건 '시스터'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정지소는 불안과 생존본능이 동시에 튀어나오는 얼굴을 잘 쓰고, 이수혁은 '저 사람은 이유 없이도 위험하다'는 느낌을 장면마다 고정시킨다. 차주영 역시 공포에만 머물지 않고 상황을 계산하고 버티는 쪽으로 캐릭터를 단단하게 세운다.


연출 면에서는 한 장소 중심의 스릴러가 흔히 겪는 난제를 정면 돌파하려 한다. 같은 공간이 반복돼 답답해질 수 있는 지점에서 공간의 구조를 바꾸거나 카메라의 거리로 밀도를 조절한다. 또한 숨을 공간이 많이 없는 공간의 특성을 역이용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길게 끌고 가는데 이 모습은 영화보다는 게임에 가깝다. 그래서 관객들도 플레이어가 보스몹을 상대하는 모습을 볼 때처럼 '이번 판만 넘겨라', '여기서 한 번만 버텨라' 하는 감정이 생긴다.


그러나 이 영화가 만드는 긴장감은 '쫄깃함'으로만 남진 않는다. 폭력, 피, 욕설이 꽤 직설적으로 등장하고 장면의 강도가 반복되면서 긴장이라기보다 피로가 먼저 쌓일 수 있다. 특히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보여주는 구간은 장르적 필요를 이해하면서도 시선이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불쾌감을 '몰입 장치'로 쓰는 방식에 쓰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의외로 통쾌한 지점도 있다. 사건의 중심에는 두 여성 인물이 놓여 있는데 이들은 단순히 끌려가는 피해자로 머물기보다 서로를 의심하고, 계산하면서도 상황을 돌파할 틈을 만든다. 생존을 위한 판단과 내면의 감정이 계속 흔들리는 과정이 이어지면서 관계의 줄다리기를 밀도 있게 밀어붙인다. 여성 캐릭터를 동정의 대상으로 소비하지 않고 긴장과 전개의 엔진으로 세운다. 다만 이 쾌감이 충분히 지속되기도 전에 영화는 다시 거친 장면으로 관객을 몰아붙인다. 숨 돌릴 구간이 짧아 재밌다기보다 호흡을 따라가기 벅차다.


캐릭터의 몸을 과하게 강조하는 스타일링이나 노골적인 노출 연출은 장르의 긴장과 상관없이 시선을 빼앗아 호흡을 끊는 지점도 있다. 누군가에겐 강렬한 이미지로 남겠지만 '왜 여기서 이런 방식으로?'라는 물음도 남는다.


배우 셋의 연기와 밀실이 주는 압박감은 확실히 장르 팬에게 먹히는 무기가 된다. 반대로 폭력의 질감이 불편하고 감정 환기 없이 계속 조여오는 전개가 피곤하게 느껴진다면 굳이 극장까지 갈 이유를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28일 개봉, 러닝타임 86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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