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무슨 잘못…한국GM 노사 갈등에 피해 '눈덩이'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1.26 15:08  수정 2026.01.26 15:08

부품 수급 '올스톱'…차량 수리 무기한 연기 속출

노조, 직영 정비소 폐쇄에 법적대응…가처분 소송 제기

정비 사각지대 내몰린 150만 차주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한국지엠(GM)의 노사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불똥이 애꿎은 소비자들에게 튀고 있다. 부품 공급망 마비로 인한 수리 지연에 이어, 직영 정비소 폐쇄를 둘러싼 법적 공방까지 더해지며 150만명에 달하는 쉐보레 차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26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전국 9개 한국GM 직영 정비사업소 폐쇄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소송을 인천지법에 제기했다.


안규백 한국GM지부장은 "가처분 신청은 본안 판결 이전에 최소한의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막으려는 조치다. 회사의 일방적 폭주에 최소한의 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그 일터는 돌아오지 않는다"며 "폐쇄가 현실이 되면, 책임을 물을 수조차 없다. 우리는 법원이 이 사안의 중대성과 공익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직영 정비 폐쇄를 즉각 중단시키는 결정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국GM은 지난달부터 전국 9개 직영 센터의 애프터세일즈와 정비 서비스 접수를 중단했으며, 오는 2월 15일부터 운영을 종료할 예정이다. 한국GM은 전국 380여개 협력 서비스센터를 중심으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대규모 리콜과 정밀·고위험 작업 등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서비스망 붕괴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안 지부장은 "직영 정비 폐쇄는 정비 노동자 수백 명의 일자리를 파괴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정비 품질 저하, 소비자 피해,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는 생명과 직결된 산업"이라고 비판했다.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를 두고 노사간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이보다 더 일찍이 서비스 사각지대에 들어섰다. 한국GM의 부품 물류를 담당하는 세종물류센터가 하청 노조에 의해 한 달 가까이 점거되면서 전국적인 '부품 대란'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물류센터 기능이 마비되면서 단순 소모품은 물론 사고 수리에 필요한 핵심 부품 공급이 사실상 끊긴 것이다. 현재 한국GM의 고객들은 차량을 정비 센터에 입고시킨 이후 부품이 없어 수리받지 못하고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GM의 부품대란은 지난해 12월 31일 한국GM의 부품 물류 하청노동자 120명이 전원 해고당한 것이 발단이 됐다. 한국GM은 기존 계약업체인 우진물류와의 계약 종료에 따라 신규 계약사인 정수유통에 합법적으로 업무를 맡겼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세종물류센터를 점거하고 부품 반출을 막아서고 있다.


문제는 잇따른 갈등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단 점이다. 한국GM의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결과적으로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 부품 공급 중단으로 인해 '정비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한국GM 측에서 차량 무상 대여 등 긴급 대응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피해는 앞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에서 불거진 철수설에 소비자들이 직접 힘을 실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은 노조의 고용불안이 철수설을 키우는 원인이 됐다면, 향후에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잃은 소비자들의 원성이 커지며 등을 돌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철수설에 대해서는 계속 선을 긋고 있지만, 국내 사업을 축소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노조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무시하는 상황이 계속 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피해를 보는 건 소비자다. 믿고 구매한 소비자들을 위해 브랜드 차원에서 책임을 분명히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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