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대출 주춤해도 실적은 최대…'역대급' 성적에도 긴장하는 이유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1.27 07:03  수정 2026.01.27 07:03

'5조 클럽' 시대 열림에도

다가오는 ELS 심판의 날

포용금융과 상생의 압박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각 사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정부의 대출 규제 속에서도 지난해 18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비이자이익이 성장을 견인하며 외형 성장을 이뤘으나,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관련 대규모 과징금과 포용금융 압박이 향후 경영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합산 당기순이익은 18조36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 2024년 대비 약 11%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주별 실적을 살펴보면 '리딩금융' 자리를 수성한 KB금융의 성장세가 독보적이다. KB금융은 전년 대비 13.25% 증가한 5조6951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 역시 13.59% 증가하며 5조1775억원의 실적을 달성, KB금융과 함께 나란히 순이익 5조 클럽에 입성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4조987억원(8.76%↑), 우리금융은 3조3898억원(6.88%↑)의 순이익이 예상되며 4대 지주 모두 견조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이번 실적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수익 구조의 변화다. 그동안 은행의 전통적인 수익 창출원이었던 이자수익은 오히려 감소세를 보였다.


4대 지주의 지난해 말 이자수익은 약 101조5198억원으로 전년보다 4.07% 줄어든 것으로 계산됐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여파로 하반기부터 대출 영업이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대출 성장판이 닫히는 상황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은 비이자이익의 활약에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호황에 따른 증권거래 수수료와 기업금융(IB) 부문 등 비이자이익이 이자수익의 공백을 메우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금융권 내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홍콩 ELS 불완전판매에 따른 대규모 과징금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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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오는 29일 홍콩 ELS 관련 2차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서 최종 제재 수위와 과징금 규모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앞서 금감원은 주요 은행에 총 2조원 규모의 과징금을 사전 통보했다.


은행별로 국민은행 1조원대, 신한·하나은행 각각 3000억원대다.


해당 과징금이 원안대로 확정될 경우 각 지주의 당기순이익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는 주주 환원 정책의 위축은 물론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여기에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에 따른 사회적 기여 요구도 은행권에는 적지 않은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실적을 낸 금융지주들로서는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규모 과징금과 상생 지원 비용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자본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역대급 실적을 냈음에도 과징금과 포용금융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경영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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