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안주하지 않는” 김창완밴드, ‘지금’을 노래하다 [D:현장]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6.01.27 17:27  수정 2026.01.27 17:27

“‘세븐티’라고 하니, 노인의 회한으로 받아들여질까 걱정도 했습니다. 이 앨범은 지금 이 시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또 얼마나 소중한지를 노래하고자 했습니다.”


ⓒ더브로드

가수 김창완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새 싱글 ‘세븐티’(Seventy) 발매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솔로로는 지난해 11월 미니앨범 ‘하루’를 내놓는 등 꾸준히 노래를 발표했지만, 김창완밴드로는 2016년 ‘시간’ 이후 10년 만에 내놓는 새 싱글이다.


타이틀곡 ‘세븐티’는 포크, 발라드, 사이키델릭, 프로그레시브 록 등 다양한 장르가 녹아 있는 곡이다. 곡 제목처럼 70대에 접어든 김창완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 곡이 단순한 ‘나이 듦’에 대한 이야기에 머물지 않기를 바랐다.


김창완은 “노래를 만들다 보니 과거 풋내나던 노래 ‘청춘’이 떠올랐다. 그 당시 가사를 쓸 때만 해도 젊은 시절 주워들은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썼던 것 같다”면서 “12살은 12살대로, 16살은 16살대로 잘 되고 있듯이 지금 각자의 시간에 소중함을 깨닫는 곡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니까 굳이 ‘세븐티’라는 숫자에 얽매이고, 연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곡의 의도를 설명했다.


함께 수록된 곡 ‘사랑해’에는 특별한 에피소드가 숨어있다. 김창완은 “요즘 젊은 밴드들의 ‘떼창’ 문화가 부러워 우겨서 만든 노래”라고 너스레를 떨며 제작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이 곡에는 방배중학교 학생들의 목소리가 담겼다. 김창완은 “교장 선생님께 부탁해 학생들을 모았는데, 남학생들이 변성기라 목소리가 잘 안 나온다”고 웃었다. 그는 “처음엔 음악 감독이 기술적으로 매끄럽게 보정해 합창단 소리처럼 잘 만들어왔는데, 내가 듣고는 깜짝 놀라 다 엎어버렸다”며 “그 ‘거위 소리’ 같은 갈라지는 목소리가 내 귀엔 너무 예뻤다. 기술로 다듬어진 소리 말고, 아이들의 그 거친 변성기 목소리를 그대로 다시 살려내 녹음했다”고 말했다.


내년이면 김창완이 산울림으로 데뷔한 지 50주년이 된다. 반세기를 음악과 함께한 소회를 묻자, 그는 담담하면서도 단호한 답변을 내놨다.


김창완은 “50주년이라는 숫자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막내(고(故) 김창익)가 세상을 떠났을 때 산울림은 멈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50년도 분명 의미가 있지만 49년도, 그리고 51년도 똑같이 의미가 있다는 말이다. 대신 산울림의 음악 정신을 충분히 가진 우리 밴드(김창완밴드)가 잘 이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오랜 음악 활동의 원동력에 대해 김창완은 “원동력을 물을 때마다 ‘유목민 이야기’를 많이 한다. 유목민은 같은 자리에 잠자리를 펴지 않는다. 제 인생의 모토이기도 하다”면서 “저는 어제의 나에 안주해 있지 않고,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창완은 “요즘 ‘위로’라는 말이 현대인의 화두가 된 것 같다. 강박적으로 쫓길 수밖에 없는 시간관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물론 저의 노래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한편으론 세상이 위로를 갈구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길 바란다”는 말로 깊은 물림을 남겼다.


김창완밴드의 새 앨범 ‘세븐티’는 이날 오후 6시 공개된다. 앨범 발매와 함께 2월 7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 콘서트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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