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영업익 4481억원, 매출 80조2961억…순손실 5조로 확대
포드와 합작체제 종결에 따른 자산 손상 반영…"현금흐름 영향 없어"
ESS·전력 설루션 앞세워 전기 사업 확대, LNG 기반 밸류체인 구축
무배당 결정·CAPEX 3조5000억원…재무 안정화와 구조 재편 병행
서울 서린동SK이노베이션 사옥 전경.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자산 손상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며 연간 5조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포드와의 합작 종료 등 체질 개선 과정의 부담을 ‘빅 배스’로 털어낸 SK이노베이션은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무배당이라는 강수를 두며 재무 건전성 확보에 나섰다.
이와 함께 올해는 ‘전기 사업자’로의 대전환을 추진해 글로벌 토탈 에너지 기업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9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6% 증가했다고 28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19조6713억원으로 1.9%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는 연결 영업이익은 4481억원, 매출은 80조296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5.8%, 8.2% 늘었다. 정제마진 강세 및 견조한 윤활유 사업 실적 영향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 분기별 실적표. SK이노베이션 IR 자료
다만 순손실은 5조40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9% 확대됐다. 이번 대규모 순손실은 배터리 사업의 구조 재편 과정에서 발생한 총 4조2000억원 규모의 자산 손상을 선제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미국 포드와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의 합작체제를 종료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회계 기준에 따른 일회성 조정으로 규정하며 현금흐름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1분기 중 포드가 켄터키 공장 자산과 약 5조4000억원 규모의 부채를 인수하게 되면 재무 구조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시설투자(CAPEX) 규모는 3조5000억원으로 계획하고 있다. 사업별로는 보면 배터리 1조3000억원, SK이노베이션 E&S 9000억원, 경상 및 전략 투자에 1조3000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 올해 중점 추진 과제. SK이노베이션 IR 자료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 시장의 수급과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며 불확실성이 구조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올해 중점 추진 과제로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 ▲재무구조 안정화 ▲전기화 기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제시했다.
특히 '전기 사업자'로의 전환을 최상위 과제로 꼽았다. 전기 사업은 생산, 소비, 설루션의 세 가지 관점에서 추진된다.
생산 측면에서는 안정성과 경제성을 갖춘 발전 자산을 확보해 독자적인 전력 생산 역량을 강화한다. 소비 영역에서는 전력 다소비 산업 고객을 대상으로 설비 진단부터 투자, 교체, 운영까지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를 구축한다. 설루션 부문에서는 최근 급성장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대응해 전력 관리와 서버, 냉각, 에너지저장장치(ESS)가 결합된 통합 설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전기 사업의 핵심 기반으로는 액화천연가스(LNG)가 제시됐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동남아, 호주 등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은 LNG를 소싱해 전력 생산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남양주 주거지구 등을 중심으로 총 1.5GW 규모 열병합 발전 사업을 추진 중이며, 해외에서는 베트남 등 고성장 시장을 겨냥해 LNG 발전과 전력 공급 사업을 확대한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이날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정유·화학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 미래 에너지 전환의 핵심인 전기를 중심으로 전기 사업자로서의 포지셔닝을 확고히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전기 사업자 전환을 최상위 과제로 두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반으로 LNG 밸류체인을 확장하는 구조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전기 사업자 전환 계획. SK이노베이션 IR 자료
배터리 사업은 비우호적 대외환경에 맞서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재무건전성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ESS를 통해 사업 회복의 돌파구를 마련한다. SK이노베이션은 북미를 중심으로 대규모 ESS 수주를 이미 확보했으며 올해 총 20기가와트시(GWh) 이상의 글로벌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추가 ESS 물량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확보한 상태로, ESS를 통해 배터리 공장 가동률과 수익성을 단계적으로 회복한다는 구상이다.
생산 능력(CAPA) 운영에 있어서도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포드와의 합작 종료에 따라 SK온이 100% 소유하게 된 테네시 공장은 2028년 상업생산(SOP)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독자 운영의 이점을 활용해 포드 외 타 OEM향 물량을 배정함으로써 가동률을 높이는 한편, 북미 현지의 ESS 생산 수요에도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아울러 테네시 공장을 기반으로 ESS를 포함한 북미 현지 생산 수요에도 적극 대응해 전기차 중심에서 벗어난 배터리 수요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영광 SK온 재무관리실장은 “전기차 외에도 다목적 무인 차량, 선박용 ESS, 전기버스, 도심항공교통(UAM)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관련해 유수의 업체들과 추가 공급 계약 및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블루오벌SK 테네시 공장 전경. ⓒSK온
울산 내 산업 구조조정 진행 상황에 대해서 김용수 SK지오센트릭 경영기획실장은 “석유화학 사업의 지속 가능성 제고를 위해 울산 단지 석유화학 3사 (SK지오센트릭·대한유화·에쓰오일)는 협력 체계 구축이라는 방향성에 합의해 논의 중에 있다”며 “1분기 내에 협업 방안 도출을 목표로 논의를 하고 있고 고부가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건기 재무본부장은 "올해는 재무적 내실과 미래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진정한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무 건전성 확보를 경영의 최우선 순위로 설정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회계연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비핵심 자산의 매각과 유동화를 통해 순차입금 규모를 감축하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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