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금, 국내투자 확대해야
국민연금 리밸런싱 유예 주목
"韓주식 목표 비중 상단 열려…파격적"
해외투자 기회비용 상쇄할 성과 내야
코스피가 전 거래일(5221.25)보다 3.11포인트(0.06%) 오른 5224.36에 마감한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서학개미들을 환율 상승 '주범'으로 꼽으며 해외투자 수요 억제에 공을 들여온 정부가 기금 운용에 대해서도 잡도리에 나섰다.
국내투자 비중을 늘려 환율 관여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지만, 생산적 금융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기회비용에 대한 지적도 커질 전망이다.
기획예산처는 지난달 29일 '2026년 기금 자산운용 기본방향'과 '2026회계연도 기금운용평가 지침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의결 사안의 핵심은 생산적 금융과 연계한 국내투자 확대와 환 변동성 관리다.
의결에 따라 국민연금기금, 고용보험기금, 산재보험기금 등 총 67개 정부 기금이 영향을 받게 된다.
2024년 기준, 바로 운용 가능한 여유자금 규모는 1222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1000조원 이상이 국민연금으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앞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26일 '국민연금기금 포트폴리오 개선방안'을 심의·의결하기도 했다.
의결에 따라 올해 해외주식 목표 비중은 당초 계획인 38.9%에서 37.2%로 낮아졌다.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당초 구상인 14.4%에서 14.9%로 확대됐다.
국내주식 전략적 자산배분(SA) 목표 비중인 ±3.0%포인트까지 감안하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기존 17.4%에서 17.9%로 높아진 셈이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체계는 시장 가치가 올라가면 목표 비중 자체가 따라 올라가는 체계"라며 "(기존에는 국내주식 비중) 17.4%까지 리밸런싱이 아예 작동하지 않도록 만들어진 체계였다. 그 목표 비중이 이제 17.9%로 올라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주식 비중 확대보다 주목할 대목은 '리밸런싱의 한시적 유예'다. 리밸런싱이란 자산군 비중이 목표를 이탈할 경우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허용범위 내에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남 실장은 "리밸런싱을 유예하겠다는 건 기계적으로 리밸런싱을 해야 하는 상단 자체를 완전히 열어놨다는 의미"라며 "실질적인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상당히 열려 있는 셈이다. 꽤나 파격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가령 주가 상승 영향으로 국내주식 비중이 20%를 넘더라도 기계적 리밸런싱을 삼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 기금 운용 방침은 국내증시 수급 및 환율에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증가분이 대략 200억 달러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실상 상단이 없어졌다고 보면 해외로 나가는 금액이 더 줄 수도 있다. 그런 부분은 분명 환율을 어느 정도 안정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외주식 관련 기회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코스닥 기업 및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성과가 중요해졌다는 지적이다.
최 수석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개인들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이 해외 비즈니스를 확대하거나 외화 자산을 늘리려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가 지속 추진 중인 생산적 금융 정책, 국민성장펀드의 성공 여부가 그래서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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