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만 못 팔겠다"…유럽 車제조사 '불안 고조'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5.11.28 06:00  수정 2025.11.28 06:12

유럽 車업계, EU에 '감축목표 완화' 제안 잇따라

스텔란티스·르노·벤츠 등…"돌이킬수 없는 쇠퇴 위험"

"전기차 이외 하이브리드·PHEV 포함해야" 한목소리

'탄소 줄여라' 압박에 부담 커지는 자동차 업체들

ⓒ뉴시스

유럽연합이 채택한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법안을 두고 유럽 주요 브랜드들이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최근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정부가 지정한 2035년 NDC(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두고 반발이 거셌던 것과 같은 현상이다. 탄소 감축에 대한 각국 정부의 방향성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존 엘칸 스텔란티스 회장은 오는 12월 10일 유럽연합에 'EU 탄소 배출 규제 검토'를 요구하는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엘칸 회장은 "유럽연합이 CO2 배출량 감축에 대한 입장을 완화하지 않으면 유럽 자동차 산업이 돌이킬 수 없는 쇠퇴를 겪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업체 중에서도 전기차 전환에 적극적인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의 탄소 감축 속도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스텔란티스는 유럽 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만 20종이 넘고, 특히 판매량이 높은 소형차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축 중이다.


전기차에 상당한 투자를 쏟아부은 프랑스 브랜드 르노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7월 부임한 프랑수아 프로보스트 르노 신임 사장은 "유럽의 어떤 자동차 제조업체도 2030년까지 밴이나 자동차의 배출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며 유럽연합의 CO2 목표에 대한 유연성을 촉구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도 지난 8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유럽연합의 CO2 배출규제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당시 "현실 점검이 필요하다"며 "유럽의 자동차 시장이 앞으로 나아갈 경우 붕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유럽연합의 탄소배출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이고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전기차 외에도 하이브리드차,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대체 친환경차를 함께 병행해야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유럽 뿐 아니라 글로벌 전역이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해 전기차 보급을 서두르고 있지만, 이에 대한 자동차 업체들의 부담은 여전히 큰 모양새다.


최근 국내에서도 정부가 NDC를 지정한 이후 자동차 업계에서 극심한 반발이 쏟아진 바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 역시 하이브리드, PHEV를 무공해차에 포함해달라고 촉구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 정부에서 확정 발표한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에 대해 그간 업계가 제기했던 급격한 전환으로 인한 문제점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은 채 목표가 설정되어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