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존중TF "12·3 계엄, '위로부터의 내란'…해제 후에도 정당화 행위 확인" 주장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6.02.12 15:26  수정 2026.02.12 15:32

TF 단장 "헌정을 무너뜨릴 위험 실재" 주장

행정기관 전달된 위헌 지시 못 걸러내기도

징계요구 89건, 주의·경고 82건, 수사의뢰 110건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헌법존중정부혁신 TF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불법계엄 사태를 조사해온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가 계엄의 속성을 '위로부터의 내란'이라고 주장하며, 고위공직자 중심으로 징계요구 89건, 주의·경고 82건, 수사의뢰 110건 등의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헌법존중 정부혁신 TF(태스크포스) 조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불법계엄 관련 행정부 점검 결과와 후속 조치 방향을 공개했다.


정부는 이번 조사가 수사나 재판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계엄 선포 전후 행정부가 헌법 기준에 맞게 작동했는지를 점검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총괄 TF 단장인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계엄은 정부 기능 전체를 입체적으로 동원하려는 실행계획을 가지고 있던, '위로부터의 내란'이었음을 확인했다"며 "권력의 정점에서 시작된 판단과 지시가 무력을 보유한 군과 경찰뿐만 아니라 관련 기능을 보유한 여러 기관으로 전달돼 헌정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이 실재했다"고 주장했다.


윤 실장은 "계엄 직후 각 중앙행정기관에 해당 기관 고유 기능과 관련된 지시가 일제히 내려졌고 국회의 계엄 해제 권고가 의결된 12월 4일 새벽 1시 이후에도 유지를 위한 시도가 있었으며 해제 후에도 계엄 정당화를 위한 행위가 다수 확인됐다"면서 "이는 누군가에 의해 사전 기획된 계엄 실행 계획이 있었다는 방증"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또 "헌법과 법률 수호라는 관점에서 행정부는 정상적으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불법계엄의 진행 과정에서 각 중앙행정기관으로 전달된 위헌·위법한 지시를 구조적으로 걸러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만 불법계엄 직후 각 중앙행정기관에서 소집된 간부회의의 시간과 내용 등으로 미뤄, 군과 경찰을 제외한 나머지 47개 중앙행정기관은 사전에 불법계엄을 인지하지 못했고 경찰도 기획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TF에 따르면, 계엄 선포 직후 군과 경찰을 중심으로 이중 통제 구조가 형성됐고, 군 1600여명과 경찰 2000여명 등 총 3600여명이 국회와 선관위 등 헌법기관 차단과 주요 인사 체포 시도에 협조했다는 게 TF의 주장이다.


또 수사, 출입국 통제, 구금, 시설 관리, 방송·홍보, 외교 등 각 부처 기능이 계엄 성공을 위해 실제 작동했거나 지시 이행을 준비한 사례가 확인됐다고 TF는 주장했다. 법무부 출입국 부서에는 심야 출근 및 대기 지시가, 교정 행정 부서에는 구금시설 여력 파악 지시가 내려갔다고 TF는 밝혔다.


국가안보실이 계엄 직후 대통령의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주요 국가에 발송하도록 외교부에 지시한 사례, 총리실 비상계획 담당자들이 권한을 넘어 행정기관 청사 출입 차단을 조치한 사례, 소방 조직에 언론사 단전·단수 협조 지시가 전달된 사례 등도 포함됐다.


반면 일부 저항 사례도 있었다. 경찰 내부망에 계엄 포고령 불복과 국회 보호를 촉구하는 글이 게시됐고, 서울경찰청이 국회 차단 해제를 건의해 일시적으로 해제가 이뤄진 사례가 있었다. 외교부 일부 공무원들은 관련 지시를 제한적으로 이행하거나 지연·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고위 공직자를 중심으로 징계 요구 89건, 주의·경고 82건, 수사 의뢰 110건 등의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각 기관장들은 인사·징계권 등 권한에 따라 후속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김민석 국무총리가 국무회의에서 TF 구성을 제안한 뒤, 정부는 곧바로 전담 조직을 꾸려 제보 접수와 기관별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16일 각 부처 조사가 마무리되자 총리실 총괄 TF는 관련 자료를 취합해 결과를 정리해왔다. 실제 조사는 20개 기관에서 이뤄졌다.


정부는 이번 발표를 끝으로 수사의뢰가 진행되는 사안을 제외하고 감사·감찰 차원의 일제 점검은 원칙적으로 종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군의 경우 관여 범위가 넓은 점을 고려해 개정 군사법원법에 근거한 내란 전담 수사본부를 중심으로 수사 위주의 후속 조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아울러 위헌·위법적 판단과 지시가 국가 운영 과정에서 이행·방조되지 않도록 제도와 행정 전반을 근본적으로 점검·보완하겠다며, 공직자의 최종 판단 기준이 상급자 지시가 아니라 헌법과 법률, 국민이라는 점을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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