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공간·코로케이션 확대
화학적 통합 기반 다지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1월 14일부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에서 함께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대한항공'이 올해 말 출범을 목표로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로 이전해 대한항공과 동일 거점을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양사 객실 승무원들은 올해부터 비행 준비실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며 사실상 한 조직처럼 근무하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르면 내년 1월 통합 항공사 출범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물리적 통합의 상징으로 꼽히는 변화는 아시아나항공의 T2 이전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5년간 사용해 온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을 떠나 지난 1월 T2로 이전을 마쳤다. 앞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T2로 자리를 옮기면서 한진그룹 산하 항공사들은 모두 T2를 거점으로 운영하게 됐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마일리지 통합 방안은 막판 조율 단계에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마일리지 통합안을 세 번째로 제출했다. 대한항공은 통합 이후에도 10년간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기존 체계에 준해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탑승 마일리지는 1대1 비율로 전환하고, 신용카드 등 제휴 마일리지는 1대0.82 전환 비율을 적용하는 내용이다. 공정위는 오는 3월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통합안에 대한 공정위 승인이 마무리되면 이르면 2분기 중 합병 관련 주주총회를 열고 항공 운영 통합에 나설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 임직원들이 동화책을 낭독·녹음해 오디오북을 제작하는 모습 ⓒ대한항공
조직문화 융합을 위한 기반 마련도 병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가 바로 아시아나항공과의 '코로케이션(Co-location)'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월 인재개발원을 시작으로 정비본부, 항공보건의료센터, 종합통제본부, 정비훈련원, 해외운항지원센터, 항공안전전략실, 홍보실 등 일부 부서에서 양사 간 사전 업무공간 통합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공동 공간 사용과 일상적 협력을 통해 새로운 조직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장 단위의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1월 아시아나항공의 T2 이전 시점에 맞춰 ‘통합 비행 준비실’을 오픈했다. 해당 공간에서는 양사 승무원들이 함께 쇼업(출근)해 비행 준비를 하고, 휴게시설을 공유한다. 단, 운항 편성·노선 특성 등을 설명하는 브리핑은 각 사 룸에서 따로 진행한다. 각자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한다는 점에서 통합 항공사 출범과 조직문화 융합을 위한 실질적인 준비 과정으로 해석된다.
또한 가족 초청 행사와 사회공헌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며 내부 소통을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사내 익명 게시판인 '소통광장'을 개편했다. 임직원 문의에 대해 담당 부서와 실무자가 보다 신속하고 구체적으로 답변할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을 개선했다. 대한항공은 향후 회사와 관련한 임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내부로 수렴해 건전한 토론 문화를 정착시키고 신뢰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은 양사 직원들이 사용하는 용어를 표준화하고자 내부 표준 용어 사전 사이트 'KE Wiki'를 운영하고 있으며, 통합 과정에서 달라지는 사항을 공유하기 위한 '통합 안내 사이트'도 제작해 다국어로 제공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정비 격납고에서 ‘Why? 항공과학 탐험교실’ 행사에 참가한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 직원 자녀들에게 현직 정비사가 항공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올해는 통합을 준비하는 단계를 넘어, 실질적으로 통합에 준하는 운영 체계를 구축해 적응해 나가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그는 정식 통합 시점에 맞춰 조직 간 이질감을 최소화하고 자연스럽게 융합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이 같은 기조는 조직 내부 분위기에도 반영되고 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말 양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1월 공개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설문'에는 양사 임직원의 절반이 넘는 1만5930명이 참여했으며, 응답자의 57.4%가 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의 필요성, 변화 적응 의지, 통합사의 장기적 성공에 대한 확신 등 전반적인 준비 수준은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통합 과정에서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소통의 투명성'과 '정보의 적시 공유'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화학적 결합을 다지는 한편 고객 만족도를 한층 더 끌어올려 통합 항공사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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