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Pick인] 메달 보다 애국! 기억의 헬맷 쓴 헤라스케비치, 훈장 이어 거액 후원금 수령 [밀라노 동계올림픽]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6.02.18 16:12  수정 2026.02.18 16:14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 ⓒ AP=뉴시스

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헬멧을 쓰고 출전을 강행하려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은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27·우크라이나)가 훈장에 이어 20만 달러(약 2억9000만원)의 후원금까지 받는다.


18일(한국시각)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은 “헤라스케비치가 거액의 기부금을 전달받았다. 이 돈은 그가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우크라이나를 위한 활동을 계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거액의 기부금은 우크라이나의 명문 축구클럽 샤흐타르 도네츠크의 구단주이자 사업가인 리나트 아흐메토프가 재단을 통해 헤라스케비치에게 전달했다.


아흐메토프는 성명을 통해 “헤라스케비치는 올림픽 무대에서 승리에 도전할 기회를 잃었지만, 대신 진정한 승자로 돌아왔다”며 “그의 결단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큰 자부심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헤라스케비치는 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들의 얼굴이 새겨진 헬멧을 착용하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연습 주행에 나섰다.


그의 헬멧에는 역도 유망주였던 알리나 페레후도바, 복싱 선수 파블로 이셴코, 아이스하키 선수 이반 코노넨코 등 전사자들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IOC는 올림픽 헌장 위반이라는 이유로 경기 때 착용을 금지했고, 헤라스케비치는 이에 불복해 실격 처리됐다.


20만 달러는 우크라이나의 올림픽 금메달 포상금에 해당하는 액수다.


헤라스케비치는 동계올림픽 출전을 준비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망한 자국 선수 24명의 얼굴을 새긴 헬멧을 제작했다. 출전에 앞서 IOC와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의 반대에 부딪혔다.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시위 및 선전을 금지하는 올림픽 헌장 제50조 2항에 위배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IOC는 추모 완장 착용은 반대하지 않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은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를 찾아 헤라스케비치 설득에 나섰지만 헤라스케비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훈련과 경기 당일에도 해당 헬멧 착용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삶과 기억은 메달보다 의미가 크다”며 추모 헬멧 착용을 강행했고, IOC는 결국 경기 시작 1시간 전 출전 자격을 박탈했다. 우크라이나 루지 대표팀은 이날 경기 후 무릎을 꿇고 하얀 헬멧을 들어 올려 헤라스케비치를 응원했다.


헤라스케비치는 우크라이나로 귀국한 직후인 지난 1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향한 그의 이타적인 봉사와 시민적 용기, 자유와 민주적 가치를 지키려는 애국심을 널리 알리기 위해 훈장을 수여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치렀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반전 메시지를 띄웠던 헤라스케비치다.


헤라스케비치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경기를 마친 뒤 중계 카메라에 영문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금지"라고 쓴 종이를 들어 보였다. 종이는 우크라이나 국기와 같은 파란색과 노란색이었다.


헤라스케비치는 취재진에 "이게 내 입장이다. 다른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조국의 평화, 세계의 평화를 원한다"며 "그것을 위해, 평화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당시 IOC는 "평화를 위한 일반적인 요구였다"며 "이 문제는 종결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키예프대학 출신인 헤라스케비치는 당시 올림픽에서 1,2차 레이스 후 20위까지 자격이 주어지는 결선에 진출해 최종 18위를 기록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최종 12위에 올랐다.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 ⓒ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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