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대법관 후임 제청, 1개월 넘게 지연…與사법개혁안 여파?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2.24 13:47  수정 2026.02.24 13:47

노 대법관, 1주 후인 내달 3일 퇴임

대법관후보추천위, 후임 후보 4명 추천

대법관 공석 시 소속 소부 재판 지연

대법원, 사법개혁 두고 25일 전국법원장회의

조희대 대법원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노태악 대법관이 6년 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다음 달 3일 퇴임한다. 그러나 노 대법관의 후임 임명 제청이 한 달이 지나도록 미뤄지면서 대법관 공백 사태의 현실화가 우려된다. 이재명 정부 하에서 첫 대법관 제청인 만큼 일각에서는 사법개혁안을 둘러싼 여당과 사법부 간 긴장 관계가 후임 대법관 제청 지연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1일 김민기(사법연수원 26기) 수원고법 고법판사, 박순영(25기) 서울고법 고법판사, 손봉기(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4명을 후임 대법관 제청 후보로 추천했다. 그러나 조희대 대법원장은 한 달 넘게 후임 대법관 제청을 미루고 있다.


대법관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3배수 이상 추천한 후보 중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국회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물론 과거에도 대법관 정원 14명(대법원장 및 대법관 13명)을 채우지 못하고 공백기가 있었던 경우는 더러 있었다. 국내 최장 대법관 공백 기간은 117일이다. 지난 2012년 검찰 출신 김병화 당시 대법관 후보자가 세금 탈루, 아들 병역 문제, 각종 수사 개입 의혹 등이 불거지며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한 후 김소영 후임 대법관이 임명될 때까지 4개월 가까이 대법관 정원이 채워지지 못했다.


지난 2015년에는 박상옥 당시 후보자가 '고(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팀 검사로 재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회 인준이 78일 지연되기도 했다.


대법관 1명이 공석이 되면 해당 대법관이 속한 소부(4명으로 구성)의 재판이 멈추거나 지연될 정도로 기능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다만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경우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 이상 구성되면 재판 심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처럼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1개월 넘게 제청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조 대법원장은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면서 후임 대법관 제청을 언제 할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노태악 대법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법조계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후임 대법관 임명 제청 지연 이유를 두고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여당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3대 사법개혁안(법 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을 두고 여당과 사법부 간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조 대법원장과 청와대가 대법관 후보자를 두고 조율에 차질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법 왜곡죄(형법 개정안)는 판사·검사가 재판 및 수사에서 특정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하려고 사실관계를 조작하거나 법을 왜곡해 적용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재판소원제도는 3심까지 끝난 재판에 대해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하거나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을 경우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대법관 수를 기존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법부 내부에서는 여당의 3대 사법개혁안을 두고 위헌성이 있다며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고수하고 있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헌법재판소와 갈등을 빚고 있는 재판소원 제도와 관련해 "헌법에 부합하는지에 관한 논란이 많이 있다"며 "사법제도의 근본적 변화를 야기하는 것인 데다 국민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 왜곡죄를 두고서도 "내용의 명확성이 떨어지고 남용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사법개혁을 둘러싼 여당-사법부 간 갈등이 후임 대법관 임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대법원은 오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사법개혁안을 두고 전국법원장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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