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대법관, 6년 임기 마치고 3월 3일 퇴임…선관위원장 임기도 마무리
소통능력 뛰어나고 성격 부드럽다는 평가…'초원복집 사건' 등 맡아
'소쿠리 투표' 논란에 사과…고위 간부 자녀 채용 관련 의혹에도 고개 숙여
잇단 논란에…선관위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 남겼다는 평가도 나와
노태악 대법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노태악 대법관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다음 달 3일 대법원을 떠난다. 지난 2020년 대법관으로 임명된 그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며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 왔다.
1962년 경남 창녕 출생의 노 대법관은 대구 계성고와 한양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사법연수원 16기)한 뒤 1990년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로 임용돼 30여 년간 법관의 길을 걸었다. 법원에서는 소통능력이 뛰어나고 성격이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관 재직 시절에는 주심으로서 이른바 '초원복집 사건'의 판례를 25년 만에 변경한 전원합의체 판결을 이끌었다. 당시 대법원은 식당에 녹음·녹화 장비를 설치할 목적으로 들어간 행위가 주거침입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 처분이 위법하다는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주심을 맡아 다수의견을 대변한 바 있다.
2022년 5월 선관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선거 관리 전반에 대한 신뢰 회복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당시 선관위는 2022년 3월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격리자 투표 관리와 관련해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이후 제기된 선거무효 소송에서 대법원은 선거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지만, 노 대법관은 선관위원장 취임 이후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사전투표 관리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노태악 대법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보안 문제도 재임 기간 주요 쟁점으로 불거졌다. 2023년 국가정보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이 참여한 합동 보안 점검에서 선관위 시스템의 여러 취약점이 확인됐다는 발표가 나오면서다. 점검 과정에서는 모의 해킹 시나리오를 통해 일부 기능 접근 가능성이 제시됐다. 다만 실제로 외부 세력이 침투해 선거 결과를 조작한 정황이 확인된 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도 "내부 조력자의 조직적 가담이 없다면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반박했다. 또 선관위가 국정원으로부터 북한의 해킹 시도를 통보받고도 조처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경찰이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
조직 운영 측면에서는 고위 간부 자녀의 경력경쟁채용 과정이 감사원 감사 대상이 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감사원은 2013년 이후 시행된 선관위 경력 채용 291회를 전수 조사했고, 총 878건의 규정 위반을 적발해 관련 직원 17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이후 선관위는 의혹이 제기된 고위 간부 자녀 등 8명에 대한 임용을 취소했다. 노 대법관은 "고위직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렸다"며 "중앙선관위원장으로서 통렬한 반성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노 대법관은 재임 기간 내내 선거 관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해 왔다. 다만 선거 관리와 조직 운영을 둘러싼 여러 논란은 선관위에 대한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남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전투표 관리 논란과 보안 취약점 지적 등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이같은 상황이 '부정선거 주장' 등 선거 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