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 5대 거래소 평균 대금 3조8000억원대…작년 고점 대비 위축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국장' 반등에 유동성 흡수
지난달 11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열기가 1년 만에 급격히 식었다.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돌파하며 환호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국내 증시(KOSPI)의 강력한 반등세에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이동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고갈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조원 → 3조8000억원'…증발한 유동성
3일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2월23~27일) 국내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78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이 호황을 누렸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정점을 찍었던 2025년 2월 4일 당시 5대 거래소의 합산 거래대금은 26조1793억원에 달했었다. 약 1년 만에 시장의 거래 규모가 7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던 지난해 10월 6일(당시 거래대금 5조6075억원)과 비교해도 거래 활력은 크게 둔화된 상태다.
"코인 대신 국장"…삼성전자·하이닉스가 끌어당긴 자금
이처럼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급감한 주요 원인으로는 국내 주식시장(국장)의 호황이 꼽힌다. 지난해 횡보를 거듭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연초부터 상승세를 보이자, 가상자산 시장에 머물던 돈이 주식 시장으로 빠르게 회귀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첫 6000선을 돌파하는 등 기록적인 상승장을 연출하면서 변동성이 줄어든 가상자산보다는 확실한 실적 기반의 대형주로 투자 심리가 쏠리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자체의 매력도 하락도 원인이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쏟아졌던 정책적 기대감은 상당 부분 가격에 선반영된 반면, 최근에는 관세 리스크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며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10월 대폭락 이후 시장 약세가 지속되며 국내외 거래소 모두 현물 거래량이 줄어든 상태"라며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국내 증시로 옮겨갔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시각에서도 미국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에 머물던 자금이 신흥국 증시로 이동했다는 정황이 포착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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