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미국·이스라엘 공습에 따른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86)의 사망으로 최고 수위의 보복을 예고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들어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주시하고 있다.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일(한국시각) 하메네이 추도사에서 "복수와 응징은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고,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이란 자위권에는 한계가 없다”며 지속적인 보복 공격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고 밝힌 뒤 민간 선박을 공격하고 나섰다. 이란 혁명수비대도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금지한다”고 알렸다.
세계가 봉쇄 장기화를 우려하며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한 가운데 우리 정부도 전날 종일 긴급 대책 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호르무즈 해협, 어떤 곳인가?
호르무즈는 페르시아 종교인 조로아스터교 창조주 ‘아후라 마즈다’의 다른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페르시아만(灣)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54km 폭의 좁은 지역으로 인도양에서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하는 관문. 해협 안쪽에는 이란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등 아라비아 반도 주요 산유국의 항구가 있다.
산유국들은 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생산한 원유 대부분을 수출한다. 하루 평군 약 200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이 좁을 길을 통과한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30%에 이른다. 한국도 수입 원유의 70%가량이 이 곳을 통과한다. 원유뿐만 아니라 세계 액화천연가스(LNG)도 20%가량 이 곳을 통해 각국으로 건너간다. 세계 에너지 대동맥이자 생명선이다.
좁은 해로에서도 유조선이 지나갈 수 있는 수로가 국제법상 이란의 영해에 속한다는 점이 문제다.
해협의 북쪽과 서쪽은 이란, 남쪽은 오만과 아랍에미리트의 영해인데 남쪽 해로는 평균 수심이 얕아 대형 유조선은 통행이 불가능해 이란 영해를 통과해야 한다.
국제법상으로 외국 선박이라도 연안국 안전에 해가 되지 않는다면 영해 주권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도 통과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국가가 적대적인 행동을 한다고 판단할 경우, 이란 등은 자국 영해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는 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란이 해협 전체를 봉쇄하지 않고 핵심 수로에 대한 검문을 강화하기만 해도 해협을 봉쇄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란이 해로를 지나는 유조선을 대상으로 무기·마약 운반 등 혐의 등으로 해상 검문을 강화하면, 해협에서의 병목 현상을 초래해 세계 원유 수송을 막을 수 있다.
기뢰로 막거나 군사적 통제로 해협을 봉쇄할 경우 수급이 더 어려워져 원유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 선박에 대한 운임료·보험료 등 리스크 비용까지 더해져 유가는 더 상승한다.
한국의 중동 원유 의존도는 69%, 그 가운데 90% 이상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한다. 올해 들어 20% 넘게 오른 상황에서 해협 봉쇄와 중동 국가들의 석유 시설 피해가 발생하면 현재의 2배 수준인 최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을 피해 우회로로 다닐 경우, 해상 운임이 최대 50~80%까지 오를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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