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역 통로부터 흘러나온 ‘뛰어’…국중박에 스며든 블랙핑크 [D:현장]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3.03 18:22  수정 2026.03.03 20:03

블랙핑크 세 번째 미니 앨범 '데드라인',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업 전시 진행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이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걸그룹 블랙핑크(BLACKPINK) 세번째 미니 앨범 ‘데드라인’(DEADLINE)발매를 기념한 협업 전시는 박물관 입구에 닿기 전부터 시작됐다.


ⓒ데일리안 전지원 기자

3일 오후, 지하철 이촌역에서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지하 통로에는 블랙핑크의 선공개곡 ‘뛰어’(JUMP)가 흘러나왔다. 오후 4시부터 점등 예정이었지만, 해가 길어진 탓에 연출 효과는 또렷하게 보이지 않았다. 대신 곳곳에 배치된 핑크 조명 장치들이 이미 켜진 채 공간을 물들이며 전시의 시작을 알렸다.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 자체가 하나의 ‘프롤로그’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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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전시관 1층으로 들어가는 중간에 난 원형 통로는 블랙핑크 로고로 꾸며졌다. 벽면에 부착된 큐알(QR)코드를 찍자 곧바로 음원사이트 스포티파이(Spotify)로 연결됐고, 회원이 아니어도 개인 휴대전화로 도슨트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전시 해설을 각자의 이어폰으로 청취하는 방식은 개인화된 관람을 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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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로를 지나면 ‘리스닝 세션’ 공간이 나온다. 평일 오후임에도 약 10분 가량 대기가 발생했다. 대기 중이던 김예서(22), 신현서(22) 씨는 경기도 파주에서 GTX를 타고 방문했다. 두 사람은 “인스타그램 홍보를 보고 왔다”며 “원래 박물관을 자주 찾는 편은 아니지만, 블랙핑크 전시를 계기로 겸사겸사 관람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런 협업을 한다는 게 신기하다”며 “블랙핑크의 위상을 체감했다”고 전했다.


ⓒ데일리안 전지원 기자

공간 내부에 들어서면 좁고 어두운 통로에 블랙과 핑크 톤을 살린 강렬한 마젠타 조명이 관람객을 맞는다. 바닥에는 곡 제목이 적힌 전면 거울이 설치돼 있고, 관람객이 해당 곡명 위에 서면 머리 위 음향 장치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구조다. 타이틀곡 ‘고’(GO)를 비롯해 ‘뛰어’, ‘미 앤 마이’(Me and My), ‘챔피온’(Champion), ‘Fxxxboy’ 등 앨범 전곡을 감상할 수 있었다. 많은 인원이 들을 수 있게끔 음원은 중간에 끊겼지만 몰입도는 높았다. 팬들은 곡 제목 위에 서기 전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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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닝 공간을 빠져나오면 헤드폰을 착용하고 도슨트를 들을 수 있는 구역이 이어진다. 멤버들의 전신 사진이 담긴 팸플릿도 배포됐다. 각 멤버가 소개하는 전시 작품 설명이 수록돼 있어 단순한 굿즈를 넘어 전시 안내서 역할을 했다. 옆에서는 SNS 인증 이벤트도 진행됐다. 현장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업로드하면 무작위 멤버 포토카드를 증정하는 방식이다. 포토카드를 확인하는 순간, 팬들의 표정이 가장 환해졌다. 전시는 관람과 동시에 참여를 유도하고 있었다.


ⓒ데일리안 전지원 기자

박물관이라는 전통적 공간에 케이팝(K-POP) 아티스트가 입성한 장면은 낯설면서도 자연스러웠다. 소란스러운 콘서트장이 아닌, 정제된 공간 속에서 소비되는 케이팝은 또 다른 모습이었다. 이번 협업은 단순 홍보를 넘어 블랙핑크라는 브랜드의 확장 가능성을 실험하는 장면처럼 보였다. 박물관의 동선 위에 음악을 얹고, 팬 참여를 결합한 이 프로젝트는 케이팝이 도달한 위상을 보여줬다. 이번 전시는 3월 8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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