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으로 올라온 정원오…與 중진의 벽 넘을 수 있을까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3.05 05:05  수정 2026.03.05 05:05

鄭, 성동구청장 퇴임…경선 본격 합류

토론회 국면서 재평가 이뤄질 듯

정책~합당사태 등 '걸림돌' 산적

선두 탈환 놓고 경쟁 과열 전망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4일 구청 청사를 떠나며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정 구청장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나서기 위해 이날 사퇴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경선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등에 업고 대세를 유지 중인 정원오 전 서울 성동구청장과 선두 탈환을 노리는 현역 중진 의원 간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정 전 구청장은 대세론을 유지한 채 경선을 완주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하지만 시험대에 오르면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쉽지 않은 경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원오 전 구청장은 4일 오후 성동구청에서 진행된 퇴임 행사를 끝으로 구청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송별사에서 "이제 시민 여러분의 응원에 힘입어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그동안 아끼고 사랑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직원과 지지자로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정 전 구청장은 일부 양자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앞서는 결과가 나올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선두는 박주민 의원이었지만, '명심' 타이틀을 얻자 인지도가 높아졌고 그 흐름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 전 구청장은 지난해 12월 구정 만족도 조사에서 90% 넘는 응답을 기록했는데,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이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일을 잘하긴 잘하나보다"라면서 "나의 성남시장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나는 명함도 못 내밀듯"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 내 다른 서울시장 후보군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정 전 구청장은 이 대통령의 언급으로 유력 후보로 거듭났다. 이 대통령이 특정 구청장을 칭찬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그 대상이 서울시장 후보군인 탓에 '지명' 논란까지 불거진 바 있다.


정치권에선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의원들이 상대인 만큼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웠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생각보다 파급력이 지속되는 탓에 부적절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여기에 당초 후보로 확정된 박홍근 의원이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청와대 '교통정리'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현재 박 의원을 제외한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는 김영배 의원,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박주민 의원, 전현희 의원, 정 전 구청장(가나다순) 총 5명이다. 이 중 최종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레이스가 본격화된다. 당은 예비 경선을 통해 본경선에 오를 후보자 3명을 압축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경선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결선 가능성을 감안해 오는 4월 20일 전까지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명심 논란 속에서 레이스가 본격화되지만, 일부 후보 측은 "경선이 시작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현재 정 전 구청장의 인지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경선에 들어가면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 전 구청장이 3선 구청장이긴 하지만, 중앙 경험이 없다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반대로 정 전 구청장이 상대해야 하는 경쟁자는 재선급 이상의 현역 중진 의원들이다. 세력은 물론 다선 경험을 통한 노련함을 정 전 구청장이 뚫을 수 있을지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정 전 구청장 대세론 속에 가려졌지만, 경쟁자 면면도 만만치 않다. 우선 김 의원은 노무현·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민선 5·6기 서울 성북구청장, 재선 국회의원으로서 행정력과 정무 감각을 두루 겸비한 인물로 꼽힌다. '세월호 변호사'라는 별칭으로 더 많이 알려진 박 의원은 3선 중진에 걸맞게 국회 주요 상임위(행안위·법사위·운영위 등) 간사를 거쳤고,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으며 국민의힘과 이태원참사특별법 수정 합의를 끌어내는 등 협상력도 보여줬다. 3선 타이틀보다 '국민권익위원장'으로서 널리 알려진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사퇴 압박에 저항하며 '투사' 이미지를 구축했다. 22대 총선 당시 '한강 벨트' 접전지인 서울 중·성동갑에서 승리했을뿐 아니라 이재명 2기 지도부 최고위원으로도 활약했다.


이번 민주당의 서울시장 경선은 '전직 구청장 대 중진 의원'이라는 이례적인 구도가 잡혔는데, 결국 '명심'이 영향을 끼친 구도라는 평가다. 다만 당내 일부에선 경선이 시작되기 전 인지도가 영향을 미친 구도라는 반박도 나온다. 실제 경선에 돌입하면 정 전 구청장은 중앙에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는데, 여기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6·3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예비 후보들이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에 참석해 대기하며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더불어민주당 박주민·박홍근·전현희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 ⓒ연합뉴스

특히 당내 토론이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다. 정책과 정무 관련 질의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정 전 구청장이 상대 후보들의 집중 견제를 돌파할 수 있을지가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정 전 구청장은 한 차례 구설에 오른 바 있기 때문에 정무 관련해선 약점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정 전 구청장은 "시민의 뜻을 받든 결과"라고 평가했다가 게시물을 삭제했다. "상급심의 엄정한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새 게시물을 올렸지만, 당시 박홍근·박주민 의원은 "서울시민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며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향후 집중 점검이 이뤄질 정책을 놓고 봐도 후보 간 충돌이 관측된다. 정 전 구청장은 발표할 공약에 대해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을 언급했다. 행정이 아닌 시민이 요구하는 사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인데, 사실상 '관리형 시장'으로 나서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내 상대 후보 측에선 "세상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데, 기존 시스템을 관리하는 능력이 서울의 변화를 끌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선에 참여한 한 후보 측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서울시장은 단순한 광역 단체장이 아닌, 국무회의에도 들어가는 장관급 예우를 받는 자리"라면서 "종합적인 역량이 필요한 자리인데, 주어진 예산을 잘 집행하겠다는 방향성을 서울 시민이 공감할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박 의원은 "서울을 전면 재설계하겠다"며 주거·안전·의료·교통 등 시민 생활 전반을 개혁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엔 서울 교통 10년 로드맵으로 전면 무상 운영과 올 패스(SAP) 도입을 공약했다. 전 의원은 "돈 벌어오는 'CEO 서울시장' 되겠다"며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해체 후 '서울 돔' 건설을 약속했다. 서울 발전 방향을 두고 후보 간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토론회에서 당내 쟁점이 화두가 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최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의원은 물론 지지층도 분열될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었지만, 정 전 구청장은 중앙에서 떨어진 탓에 영향권에 놓이지 않았다. 다만 지방선거 이후 합당 논의가 다시 시작되는 만큼 토론회에서도 관련 질문이 이어질 수 있다. 정 전 구청장이 당내 사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는지에 따라 지지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후보 측 관계자는 "토론회에 들어가야 제대로 된 평가가 나올 수 있다"며 "공약만 해도 서울의 미래가 반영됐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고, 정무로는 계엄과 합당 등 그동안 정 전 구청장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던 당내 이슈에 입장을 드러내면 정치적으로 판단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여권에선 정 전 구청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명심'을 통해 인지도를 확보했지만, 당내는 물론 야권으로부터 집중 견제 대상에 놓인 탓에 실책 없이 완주하는 것이 최대 과제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민주당 내 경쟁자 측에서 선두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탓에 만만치 않은 경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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