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길들이기 나선 민주당…'조희대 탄핵' 실현 가능성은 [법조계에 물어보니 702]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3.06 16:13  수정 2026.03.06 16:14

'대법원장 탄핵안' 만지는 범여권…與 "사법개혁 저항군"

법조계 "가결돼도 인용 가능성은 낮아…정치적 이벤트"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 전 조희대 대법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데일리안DB

국회 여당 강경파 의원들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발의를 본격화하며 사법부 안팎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탄핵 추진의 핵심 사유는 특정 재판의 파기환송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문제와 국회를 통과한 '사법개혁 3법'에 대한 대법원의 태도 등이 거론된다.


이번 탄핵안이 발의되면 1987년 민주화와 함께 성립된 현행 체제에서 사법부 수장이 탄핵 심판대에 오르는 첫 사례가 된다. 헌정사 전체로는 1985년 유태흥 전 대법원장 사례 이후 41년 만에 벌어지는 두 번째 대법원장 탄핵 소추다.


과거 1985년 당시 야당인 신한민주당은 "유 전 대법원장이 소신 판결 법관들을 좌천시키는 등 보복성 인사권을 행사해 사법권 독립을 무력화했다"는 취지로 탄핵안을 냈다. 이에 맞서 여당인 민주정의당은 "인사는 대법원장의 고유 행정 재량이며 판결 결과에 따른 탄핵은 정치적 공세"라고 반박했다. 결국 탄핵안은 민정당의 과반 의석을 앞세운 반대에 부딪혀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41년 만에 재현된 이번 탄핵 국면은 당시보다 공세적이고 구체적이다. 여당 내 강경파 의원들은 지난 4일 국회에서 대법원장 탄핵 공청회를 열고 "이미 탄핵소추안 초안 마련을 마쳤다"며 "조 대법원장은 사법개혁 저항군의 우두머리"라고 맹비난했다. 아울러 12·3 비상계엄 당시 사법부 수장의 침묵을 '헌정질서 유린 방조'로 규정해 탄핵 사유에 포함하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국회 의석 분포상 탄핵안이 실제로 발의될 경우 무난히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어 단독으로도 본회의 통과가 가능한 까닭이다.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수적 열세로 인해 거대 여당의 입법 행위를 저지할 실질적인 방책이 없는 상황이다.


국회 문턱을 넘더라도 파면 여부를 가를 최종 관문은 헌법재판소다. 헌재는 과거 탄핵 심판에서 '중대한 법 위반'이 입증될 때만 파면을 결정한다는 엄격한 판례를 확립해 왔다. 여당이 내세울 사유들이 사법부 수장 공백이라는 국가적 손실을 상쇄할 만큼 중대한지 증명해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헌재의 탄핵 인용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냉소적 반응이 지배적이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대법원장이 사법권 침해가 예상되는 부분에 대해 법관의 직업적 양심에 따라 의견을 낸 것이 탄핵 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 변호사는 "헌재까지 가더라도 법리적 근거가 부족해 인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결국 탄핵안 발의는 "범여권 결집과 사법부 압박을 노린 정치적 이벤트이자 협박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사법부와 행정부의 영역을 동시에 침해하는 입법 만능주의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계 인사는 "입법부와 견해차를 이유로 사법부 수장을 파면하려는 시도"라며 "사실상 입법부가 사법부를 길들이겠다는 선전포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 지도부가 사법부는 물론 이재명 행정부 고유 영역까지 침해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번 대법원장 탄핵 추진은 헌법의 삼권분립 가치를 전면 부정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법조계에 물어보니'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