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중동 차출설 속 정치권 '로우키'…안보 정쟁 자제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6.03.10 04:30  수정 2026.03.10 04:30

난타전 멈춘 여야…정부도 침묵 유지

김병주 "한국형 다층 방어 체계 견고"

한미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습을 하루 앞둔 8일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C-5 미군 대형 수송기가 계류되어 있다.ⓒ뉴시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쟁 여파로 주한미군 전략 자산의 중동 차출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주말 사이 격렬한 공방을 벌였던 여야가 일제히 침묵 모드로 돌아섰다. 오산 공군기지를 중심으로 미군 전력의 이동 정황이 포착되고 있지만, 정치권은 이를 정쟁으로 확대하기보다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지도부는 이날 오전 열린 각 당 회의에서 주한미군 전력 차출 사안을 공식 의제로 다루지 않았다. 주말까지 대변인 논평 등을 통해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청와대 역시 안보 현안이 국익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관련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다만 오산 공군기지를 중심으로 포착된 미군 수송기 움직임이 실제 중동으로의 전력 차출과 관련된 것인지, 한미 연합훈련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준비 과정에서 이뤄진 움직임인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이 실시하는 연례 연합훈련인 FS 연습은 이날부터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주한미군 전력의 중동 차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과 관련해 정부 대응이 안이하다며 한반도 안보 불안을 우려해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근거 없는 안보 불안을 조장하는 정치 공세라며 한미 간 긴밀한 협의 속에 전력 운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전날(8일)에도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주한미군 전력의 이란 전쟁 투입 여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가 요구하고 우리 정부도 큰 틀에서 합의했다는 동맹의 현대화 및 전략적 유연성의 일환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한미동맹의 건재를 위해서는 우리도 동맹국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도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의 안전과 국가 안보이다. 이에 대한 정부 대응 방향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국민 불안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주한미군 전력 차출 문제를 직접 거론하기보다는 중동 정세에 따른 국내 대응에 방점을 찍었다. 민주당은 중동 지역에 머물던 교민들이 귀국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국민 안전 보장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중동발 에너지 쇼크 가능성을 거론하며 정유업계의 공급가 인상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미국 보복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대미투자특별법을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대외적으로 주한미군 전력 차출 문제를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중동 정세에 따른 원유 가격 급등 우려와 전시에 준하는 종합적인 경제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부와 정치권을 막론하고 신중한 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명당'에 출연해 주한미군 전력 이동 가능성과 관련한 우려를 불식했다.


김 의원은 "여러 가지 추측성이 나오긴 하는데, 아마 방공 패트리어트 탄약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이동을 시켰을 확률이 있다"면서도 "크게 우려할 건 없다고 본다. 이미 한국형 방어 체계를 견고히 가지고 있고, 또 자체 다층 방어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미국은 현재 전쟁 중이다. 전쟁 중이기 때문에 고도의 보안을 유지한다"며 "미군과 협의 어느 정도 된 이런 것조차도 우리가 얘기하는 경우는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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