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경고'에도 굽히지 않는 與 강경파…검찰개혁추진단 '진땀'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6.03.11 04:00  수정 2026.03.11 04:00

추미애·김용민 "檢 권한 강화 우려"…정부안 반기

"반개혁 몰아가기 도움 안 돼"…여권 갈등 수면 위

추진단, 검찰개혁 2단계로…형사절차 개편 논의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개혁 자문위원장은 사의

검찰개혁 추진단장인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지난 1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공소청법, 중대범죄수사청법 공청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형사사법 제도에 대한 입법을 추진 중인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정부안과 여당 강경파의 수정 요구 사이에서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추진단은 관계부처 및 당정 협의를 거쳐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를 골자로 한 1단계 조직법 개편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며 입법에 속도를 내왔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이 보완수사권 등을 문제 삼으며 법안 수정을 공개 요구하고 나섰고, 추진단이 사실상 샌드위치 상황에 놓이면서 입법 추진 과정에도 부담이 커지는 분위기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정부가 제출한 검찰개혁 후속 입법안의 보완수사권 규정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과 여당 간사 김용민 의원은 그동안 정부안이 검찰 권한을 실질적으로 유지하거나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여왔다.


김용민 의원은 이날 관련 문제를 다시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서 "반개혁으로 몰아간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고 국민의 개혁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얘기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현재는 검사가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없다"며 "그런데 가장 강력한 수사인 강제수사 전반에 대해서 수사지휘권을 확보해 주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검사들의 권한이 더 강해지는, 수사 전반을 다 장악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2일 의원총회에서 검찰청 폐지에 따른 중수청·공소청 설치를 담은 정부안을 당론으로 추인했으며, 이달 중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강경파 의원들이 정부안에 반기를 드는 핵심 명분은 보완수사권 문제다. 이들은 보완수사권을 유지한 채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은 검찰개혁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보완수사권이 존치될 경우 결과적으로 검찰 권한이 유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이유로 정부안을 사실상 '검찰안'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 중이다.


강경파 의원들은 공소청 수장 명칭 문제도 정부안의 또 다른 쟁점으로 보고 있다. 공소청의 장 명칭을 기존처럼 '검찰총장'으로 유지하도록 한 정부안을 두고 검찰 조직이 사실상 유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9일) 검찰개혁 논의와 관련해 엑스(X·옛 트위터)에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적으며 검찰개혁 논쟁 과열을 경계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에는 "대통령이 되고 집권세력이 됐다고 마음대로 다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될 것"이라고 적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연속된 발언을 두고 검찰개혁 논쟁이 과열되는 상황을 경계하며 당내 강경론에 제동을 거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전날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강경파의 문제 제기에 공개적으로 반박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정 장관은 "내 뜻과 다르다고 해서 일부 조항을 확대 해석하고 오해해 반개혁으로 몰아가는 일각의 문제 제기는 정상적인 숙의, 국민 통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처럼 당내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추진단은 정부와 여당 내부 사이에서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정치적 부담을 떠안는 모습이다. 당초 추진단은 중수청·공소청 설치를 담은 조직법 개편을 1단계 입법으로 처리한 뒤, 공소청 검사에 대한 보완수사권 및 보완수사 요구권 부여 여부 등을 다루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2단계로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될 경우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추가 수정 요구가 이어지며 후속 입법 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추진단 내부에서는 정치권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 대한 부담도 일찌감치 감지됐다. 추진단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을 만나 "검찰이 밉다고 감정적으로 보완수사권은 안 되는 것으로 미리 결론을 내놓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보다는, 보완수사권이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는지 살펴보고 남용됐을 때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는 열망만 가지고 감정적으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작용 없이 하려면 좀 더 치열하게 논리적으로, 냉철하게 살펴보라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검찰개혁 논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추진단 내부에서도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추진단 자문위원장을 맡아온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날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뒤 직을 내려놨다.


박 전 위원장은 사퇴 하루 뒤인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금 개혁주창자들은 검사의 직접수사뿐 아니라 보완수사조차 원천적으로 봉쇄하지 않으면 검찰개혁은 실패한다고 주야장창 주장한다. 그러나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수사의 공백, 비효율적 사건 처리, 억울한 피해 가능성은 애써 외면된다"고 했다.


그는 "분노에 기초한 개혁, 단순한 구호에 기댄 개혁, 제도 전체를 파괴하는 개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추진단은 이번주부터 대한변호사협회와 학계·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최대 10차례 개최해 검찰개혁 '2단계'인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선다. 정부는 이러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상반기 중 형사소송법 개정 정부안을 마련하고, 당과 협의를 거쳐 6월 이후 입법예고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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