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피플라운지] 에비앙 회장, 논란 이후 ‘순수’ 재강조…“아기도 마시는 물”로 반격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3.23 07:00  수정 2026.03.23 07:00

앙투안 포르트만 회장 인터뷰…논란 정면 반박

빙하·단일 수원지·200년 역사…품질 근간 조명

한국 시장 주목…호텔·파인다이닝 공략 확대

지난 19일 앙트완 포트만 에비앙 볼빅 인터내셔널 및 유럽 생수 부문 회장이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서울 비즈니스룸에서 데일리안 등 일부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신세계L&B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알프스.”


유럽지도를 보면 지붕처럼 떡 버티고 있는 알프스는 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 등 8개국에 걸쳐 약 1200km 이어지는 유럽 최대 산맥이다. 이곳에 내린 눈과 비는 오랜 시간 지층을 따라 스며들며 약 15년 동안 자연적으로 여과된 뒤 지하 광천수 형태로 솟아난다.


이 물은 어떠한 화학적 처리도 거치지 않는다. 취수지 인근에서 바로 병에 담겨 ‘에비앙’이라는 이름을 붙여 전 세계로 판매된다. 알프스 자연 여과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글로벌 프리미엄 생수 시장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오랜 기간 ‘고급 생수’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지난해 프랑스 언론 보도를 계기로 일부 생수 브랜드의 공정 논란이 확산되면서 에비앙 역시 의혹의 중심에 섰다. 에비앙 측은 이를 “완전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하며 명예 회복에 나섰다.


유럽 생수 부문 회장이 아시아 최초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에비앙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풀었다.


지난 19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서울 비즈니스룸에 에비앙 제품이 진열돼 있다.ⓒ신세계L&B

“아기에게도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물 입니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만난 앙투완 포르트만(Antoine Portmann) 에비앙·볼빅 인터내셔널 및 유럽 생수 부문 회장은 기자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제기된 ‘정수 논란’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천연광천수나 샘물은 수원지에서 추출한 그대로 병에 담아 판매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유럽의 일부 기업들이 수원지 오염이나 공정 불안 등을 이유로 활성탄 필터나 자외선 살균 등 금지된 소독 처리를 해왔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타격의 화살은 에비앙도 비껴가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관련 보도의 확산으로 품질과 생산 과정에 대한 의구심의 불씨가 커지면서 한때 비판의 중심에 섰다. 다만 이후 회사 측 해명과 신뢰에 무게가 실리면서 사실관계가 바로잡혔고, 관련 보도는 정정되며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앙투완 포르트만 회장은 “에비앙은 25년간 천연자원으로 계속 보호하고 있다”며 “에비앙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채 만들어 지고, 에비앙 수원지의 토질(가보 고원)은 지구온난화 등 외부 환경 변화로부터 수원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에비앙은 오랜 기간 ‘순수성’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전략을 구축해왔다. 알프스 빙하는 순수한 천연 수원지지만 동시에 추상적인 개념이다. 이에 에비앙은 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본연의 속성’를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과 아기의 순수성을 상징적으로 강조해왔다.


앙투완은 “과거에는 아기에게 물을 먹일 때 반드시 끓여야 했지만, 에비앙이 등장하고 난 이후부터는 아기들도 에비앙을 먹기 시작했다”며 “에비앙은 끓이지 않고도 안심하고 먹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1935년부터 무려 80년간 해당 메시지를 광고로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동부 퓌블리에(Publier) 에 위치한 에비앙 공장사진 전경.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 미네랄 워터 보틀링 공장이다.ⓒ신세계L&B
◇ 빙하에서 시작된 한 방울…200년 ‘순수’의 역사


에비앙의 기원은 수만 년 전 빙하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빙하로 뒤덮였던 프랑스 알프스 지역은 여러 차례 빙하기를 거치며 모래·자갈·점토층이 층을 이루는 독특한 지질 구조를 형성했다. 이어서 이 지층은 자연적인 필터 역할을 하며 에비앙 물의 기반이 됐다.


유럽은 스위스와 북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석회질 토양으로 구성돼 있다. 이로 인해 물에 석회 성분이 다량 포함되는 경우가 많았고, 정수 시설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이러한 물이 건강 문제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1789년 프랑스 귀족 레세르 후작이 알프스 지역 에비앙을 찾은 것을 계기로 이 물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프랑스 정부는 해당 수원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했고, 1826년 에비앙은 생수로 상품화되며 시장에 등장했다.


200년 이상 브랜드의 명맥을 유지한 배경에는 철저한 수질검사가 있다. 에비앙은 매일 300개의 퀄리티 컨트롤과 함께 식품 안전 등 16개 국제 기준에 따라 매년 감사를 받고 있다. 전세계 수 천개 생수 브랜드 속에서도 에비앙을 포함한 소수 브랜드 만이 시장을 주도하는 이유다.


또 미네랄도 풍부하다. 미네랄은 몸속 신진대사를 조율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러나 미네랄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는다. 그래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만 한다. 일반적으로 물에 있는 미네랄 성분이 몸에 흡수가 잘 된다. 생수는 수원지에 따라 미네랄 함량의 차이가 크다.


회장은 “에비앙 천연 미네랄 워터는 자연이 오랜 시간 동안 만들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에 어떠한 화학적 처리나 정제 과정도 필요하지 않다”며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을 유지한 채 병입되며, 전 세계에서 신뢰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된 중요한 이유로 볼 수 있다”고 자부했다.


에비앙 파인 다이닝 연출 이미지.ⓒ신세계L&B
◇ 한국 시장 전략적 부상…“호텔·파인다이닝 공략 강화”


그는 에비앙과 한국 호텔·레스토랑 간 시너지 확대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은 파인다이닝과 카페 문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 K푸드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다수 보유할 만큼 미식 시장에서의 위상 역시 치솟고 있어서다.


이미 에비앙은 세계적인 셰프와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프리미엄 워터로 자리 잡았다. 균형 잡힌 미네랄 구성은 음식의 풍미를 해치지 않으면서 미각을 정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미쉐린 가이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프리미엄 생수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앙투완 회장은 “파인다이닝에서 물은, 식사와 함께 제공되는 음료로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파인다이닝에서는 식재료 자체의 완성도가 높은 만큼, 이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풍미를 끌어올리고, 균형 잡힌 미네랄과 정제된 맛을 지닌 만큼 고급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에비앙의 유통은 롯데칠성음료와 신세계L&B가 맡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대형마트·편의점 등 리테일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고, 신세계L&B는 호텔·파인다이닝 등 프리미엄 채널을 담당하는 ‘이원화 구조’다.


롯데칠성이 지난해 기준 200억원, 신세계가 1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리테일 채널은 가격 접근성과 회전율을 기반으로 물량 확대가 가능한 반면, 프리미엄 채널은 고가 제품과 제한된 수요를 전제로 하는 만큼 매출 규모에서 격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올해는 신세계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호텔·레스토랑·카페 등 프리미엄 채널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호텔 사업과 리테일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신세계L&B 역시 와인 유통을 통해 영업망이 확보돼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채널 확대가 예상된다.


앙투완 포르트만 회장은 “한국 시장은 전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영향력이 큰 시장”이라며 “특히 음악을 비롯한 대중문화와 뷰티 분야에서의 영향력이 매우 독특하다. 피부와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장인 만큼 브랜드 입장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나 한국은 미슐랭 식당이 46개로 아시아 내에서도 매우 많은 숫자에 속하며, 에비앙 수출 ‘TOP5’ 내 주요한 국가”라며 “미식문화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앙투완 회장은 “신세계L&B는 제품과 파인다이닝·호텔 협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파트너”라며 “이러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파인다이닝과 호텔 채널을 한 단계 더 확장할 수 있는 큰 기회다. 이를 위해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앙트완 포트만 에비앙 볼빅 인터내셔널 및 유럽 생수 부문 회장이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서울 비즈니스룸에서 데일리안 등 일부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한 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신세계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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